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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투수 호투+이승현 조기 복귀' 삼성 라이온즈 선발진 더 탄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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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비토와 후라도 호투로 '원투 펀치' 완성
믿고 보는 원태인, 최근 최원태 흐름도 좋아
시즌 아웃이라던 이승현, 1달 뒤 복귀 가능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6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을 승리로 이끈 뒤 완봉승을 거둔 아리엘 후라도를 가운데 두고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6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을 승리로 이끈 뒤 완봉승을 거둔 아리엘 후라도를 가운데 두고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아직 어둡지만 빛이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투수진이 두터워진다. 프로야구 무대에서 힘겹게 순위 싸움을 이어가던 터라 더 반가운 소식. 외국인 투수들이 호투한 데다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던 이승현이 시즌 중 돌아올 수 있다는 낭보도 전해졌다.

프로야구 정규 시즌은 약 6개월에 걸친 대장정. 안정된 선발투수진은 무더위를 딛고 순위 싸움에서 버틸 수 있게 한다. 삼성이 후반기 반격을 기대할 수 있는 원동력도 그것. 선발 4명이 믿을 만한 데다 이승현의 부상도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희망도 커졌다.

◆가라비토와 후라도의 호투

헤르손 가라비토는 부상으로 삼성과 이별한 데니 레예스의 대체 자원. 6월 26일 데뷔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 수는 불과 62개. 속구 구속은 시속 150㎞를 쉽게 넘겼다. 제구도 괜찮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헤르손 가라비토.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헤르손 가라비토. 삼성 제공

두 번째 등판에서도 잘 던졌다. 2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문제는 세 번째 등판. 8일 NC 다이노스전에선 4이닝 8피안타 4사사구 4실점으로 고전했다. 투구 동작이 커 도루를 5개나 허용했다. 불안한 흐름 속에 제구도 흔들렸다.

강해지려면 외국인 선발들의 활약은 필수.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가라비토는 재정비했다. 투구 동작을 더 빠르고 간결하게 가다듬었다. 리그 타자들에 대한 공부도 병행했다. 그리고 후반기 첫 등판인 23일 SSG 랜더스전에서 7이닝 3피안타 6실점으로 역투했다.

26일엔 아리엘 후라도가 포효했다. KT 위즈와의 수원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제구가 워낙 뛰어나 볼넷도 아예 내주지 않았다. 후라도의 역투에다 막판 타선이 폭발해 삼성은 11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 때 호투를 이어가며 포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아리엘 후라도가 26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 때 호투를 이어가며 포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닝 소화력과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선발투수의 안정감을 따지는 지표. 후라도는 26일 경기까지 소화 이닝(130⅓이닝)과 완투 횟수(3회), 퀄리티스타트(16회) 1위다.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선발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에이스는 힘든 상황에서 더 빛나는 법. 후라도가 그랬다. 26일 팽팽한 투수전에서 우위를 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선발 소형준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 타선이 경기 중반까지 득점 지원을 해주지 못했다는 얘기. 그래도 후라도는 흔들리지 않았다.

긴장감을 이겨내고 후라도가 끝까지 버텼다. 혼자 경기를 책임지며 불펜의 부담도 덜어줬다. 후라도가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자 타선도 힘을 냈다. 7, 8, 9회에만 11점을 뽑으며 승리를 굳혔다.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가 든든하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승현, 1달 뒤 복귀 낭보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 삼성 제공

삼성은 국내 선발투수진도 괜찮다. 원태인이 22일 후반기 첫 등판인 SSG 랜더스전에서 다소 부진(5이닝 4실점)했으나 걱정하지 않는다. 금세 제 모습을 찾을 거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 최원태도 24일 SSG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문제는 5번째 선발인 이승현. 전반기 후 왼쪽 팔꿈치 피로 골절 진단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재활에 석 달 정도 걸릴 거라는 말도 나왔다. 이 정도면 사실상 '시즌 아웃'이다. 선발 중 유일한 왼손 투수인 데다 최근 좋은 투구를 이어왔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이승현은 대구상원고 출신인 기대주.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상승세를 타던 중이었다. 6월 이후 6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잘 던졌다. '투구에 눈을 떴다'는 말도 나왔다. 완급을 조절하고 변화구를 잘 섞었다. 제구도 안정을 찾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 삼성 제공

백미는 지난 4일 LG 트윈스전. 8⅓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했다. 아웃카운트 2개만 더 잡으면 데뷔 후 처음으로 노히트노런(투수가 피안타와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내는 것)이란 대기록을 세울 뻔했다. 하지만 이후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고,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양창섭이 이승현의 대체 선발로 낙점됐다. 볼이 다소 많긴 해도 구위가 좋아 코칭스태프도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25일 KT전(5대8 삼성 패)에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6실점(3자책점)으로 흔들렸다. 구위가 좋다는 장점이 불안한 제구에 묻혀버렸다.

악재의 연속. 그런데 최근 다른 소식이 전해졌다. 이승현이 다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팔꿈치 인대 염증 진단이 내려졌다는 얘기다. 뼈에는 큰 이상이 없는 데다 염증도 심하지 않은 수준. 한 달 정도면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이 뒤따랐다. 희소식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현.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현. 삼성 제공

새로 받은 진단대로라면 시즌 중 복귀할 수 있다. 이르면 다음달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거란 예상도 나온다. 큰 화(禍)는 피했다는 뜻.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사투 중인 삼성에겐 호재다. 단단해지고 있는 선발투수진에 힘이 더 붙을 수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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