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패배 속에서도 빛난 분투'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의 투지

최원태, 7월 이후 안정적인 투수로 거듭나
30일에도 7이닝 버티며 불펜 소모 최소화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3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3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프로야구 정규 시즌에선 선발투수가 꾸준히, 오래 마운드에서 버텨주는 게 큰 힘이 된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그런 모습이다. 특히 밀리는 경기에서도 꿋꿋하게 긴 이닝을 소화해 불펜의 부담을 덜어준 건 박수를 받을 만하다.

최원태는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에 나와 삼성의 손을 잡았다. 4년 총액 70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 불펜이 약점이던 삼성은 최원태로 선발투수진을 강화, 불펜의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선발 후보들을 불펜으로 돌리는 전략을 택했다.

이번 시즌 최원태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왔다. 하지만 성적과 투구 내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1일 경기 전까지 18경기에 출전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들쑥날쑥했다. 잘 던지다가도 갑자기 흔들렸다. 5이닝 이상 버티기 쉽지 않았다.

7월 들어 최원태가 달라졌다. 안정적인 투수가 됐다. 이달 등판한 4경기 중 3경기에서 6이닝을 던졌다. 3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나머지 한 경기에선 7이닝을 소화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도 3.60으로 좋았다.

마음을 편하게 먹은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예전처럼 불안한 마음에 연습량을 늘리려고만 하기보다 체력을 비축하는 데 신경 썼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로테이션만 안 거르면 된다'며 부담을 덜어줬다. 구위가 좋아지면서 힘으로만 던지려 했던 생각도 바꿨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3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 동작에 들어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가 3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 동작에 들어가고 있다. 삼성 제공

그렇게 최원태는 한 단계 더 발전한 선발투수가 됐다. 특히 3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0대5 삼성 패)에선 그런 모습이 두드러졌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7이닝을 버텼다. 패전 투수가 됐지만, 다음 등판을 기대할 만한 투구였다.

애초 최원태를 둘러싼 조건은 좋지 않았다. 선발 맞대결 상대가 이번 시즌 최고 투수로 꼽히는 코디 폰세였다. 게다가 삼성 선발투수진에선 이승현의 이탈로 한 자리가 빈 상태. 가뜩이나 불펜이 약해 고민인데 31일엔 불펜들로 마운드를 운영해야 할 형편이었다.

최원태가 오래 버티는 게 중요했다. 이튿날 경기를 생각하면 불펜 소모를 최소화해야 했기 때문. 최원태는 제몫을 충분히 해냈다. 7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공격적인 투구로 투구 수를 줄이면서 7이닝을 소화해냈다.

3회까지 4점을 내줬다. 하지만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4, 5, 6, 7회를 무실점으로 버텼다. 타선이 지원 사격을 해주지 못해 힘이 빠질 만도 했다. 그래도 최원태는 씩씩하게 던졌다. 그 덕분에 삼성은 이날 불펜 자원 1명(김태훈)만 썼다. 최원태의 분투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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