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도로를 질주하던 음주운전 차량을 막아선 건 경찰차가 아닌 한 대의 대형 화물트럭이었다. 폭우 속 고속도로를 170km로 내달리던 위험한 상황에서, 트럭 운전자의 침착한 판단이 추격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17일 오전 0시 30분쯤 경기도 양평군 일대에서 발생했다.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차량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검은색 승용차는 속도를 높여 도주했다. 경찰차가 옆에서 "차를 세우라"고 확성기를 통해 경고했지만, 차량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승용차는 결국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진입했다. 당시 호우위기경보가 내려진 빗길 위에서 시속 170km에 가까운 속도로 질주를 이어가면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때 한 대의 대형 트럭이 경찰의 추격 상황을 인지하고, 도주 차량 앞에서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진로를 좁혔다. 이어 터널 구간에 접어들자 트럭은 경찰차와 함께 두 개 차선을 동시에 막으며 도주 차량의 진로를 완전히 차단했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어진 운전자 A씨는 터널 안에서 차량을 멈추고 곧바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당시 면허 취소 기준을 넘는 혈중알코올농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양평군 한 술집에서 마세라티 승용차를 몰고 20km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추격 도중 확성기를 이용해 뒤따르던 차량들에게 '서행해 달라'는 안내를 지속적으로 방송해 2차 사고를 예방했다.
사건 직후 경찰은 음주운전자를 붙잡는 데 큰 역할을 한 트럭 운전자에게 감사장과 포상을 전달하려 했지만, 그는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트럭 기사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위험한 상황에서 다른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됐다"고 말하며 조용히 현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터널 구간에서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해 피의자를 무사히 검거할 수 있었다"며 트럭 운전자에게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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