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성급이라더니...안산 리조트 사우나, 산책로에서 훤히 노출

경기 안산에 위치한 한 5성급 리조트에서 사우나 내부가 외부 산책로에서 그대로 보이는 일이 발생해 리조트 측이 뒤늦게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연합뉴스

경기 안산에 위치한 한 5성급 리조트에서 사우나 내부가 외부 산책로에서 그대로 보이는 일이 발생해 리조트 측이 뒤늦게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 30분쯤 해당 리조트에 투숙 중이던 A씨는 산책 중 사우나 내부가 외부에서 노출된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A씨가 걷고 있던 곳은 리조트 인근 산책로로, 투숙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용 공간이다. 사우나가 운영 중인 시간이었던 만큼, 내부를 이용 중인 사람들의 모습도 창문을 통해 드러난 상황이었다.

A씨는 "저녁 시간에 산책 겸 리조트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걷는데, 1층 창문을 통해 사우나 내부가 보여 깜짝 놀랐다"며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습이 외부에서 보인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체크아웃하면서 이 문제를 리조트 측에 알리려 했으나 일정이 바빠 그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상황을 파악한 리조트 측은 창문 블라인드가 올라간 상태에서 사우나가 운영돼 벌어진 일로 보고 있다. 리조트 관계자는 "사우나 이용객으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창문 블라인드를 올려 벌어진 일로 보인다"고 밝혔다.

창문에는 사생활 보호를 위한 필름이 부착되어 있었지만, 야간 시야 차단에는 효과가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평소에는 블라인드를 내려두고 있었지만, 누군가 이를 올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리조트 관계자는 "외부 노출 사실을 인지하고 보완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블라인드를 임의로 조작할 수 없도록 고정하거나 필름을 다시 붙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사우나 등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 시설은 외부 조망을 고려하더라도 시공 단계에서 충분한 필름 처리나 설계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다른 고급 호텔과 리조트들에서는 외부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창문에 농도가 높은 특수 필름을 사용하거나, 블라인드 고정 장치를 설치하기도 한다.

한편, 앞서 지난 12일에도 경주의 한 호텔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호텔을 이용한 B씨가 야외에서 여성 사우나와 탈의실 내부 모습이 보인다고 호텔 측에 알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B씨는 "호텔 외부를 구경하던 중 3층 쯤에서 웃통을 벗은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봤다"며 "공간에 습기가 있는 것으로 봐 사우나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객 머리가 짧아 남자 사우나인 줄 알았으나, 동선을 생각해 보니 여자 사우나였다고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호텔 측은 1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팝업 공지를 내고 "해당 사우나 시설은 사생활 보호를 위한 필름시공이 돼 있었으나 최근 이상 고온과 직사광선으로 인해 필름 성능이 저하돼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즉시 사우나 시설 영업을 중단하고 해당 시설의 필름을 교체해 현재 사우나 이용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