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李 정부 전면적 탄압, 숨 막힐 지경"

美 조야 인사들, 칼럼 또는 게시물 통해 韓 정부 맹비난
특검 등 한국 정치 상황에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
"경찰 국가에서 법치 국가로 돌아오라"

미 해군 그레이블리 구축함(2022년 6월 5일 폴란드서 촬영). 연합뉴스
미 해군 그레이블리 구축함(2022년 6월 5일 폴란드서 촬영). 연합뉴스
2016년 美 대선 때 트럼프 지지 연설하는 깅그리치. 연합뉴스
2016년 美 대선 때 트럼프 지지 연설하는 깅그리치. 연합뉴스

미국 조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한국의 상황을 비판하는 게시물이나 칼럼을 잇따라 올려 한미 관계 및 한국 정치상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트 깅그리치 전 연방 하원의장은 지난달 27일 워싱턴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보수·종교 지도자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지적하면서 "향후 몇 주가 한미 관계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11선 공화당 하원의원으로 1995~1999년 미 하원의장을 지낸 깅그리치는 1994년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싹쓸이하는 대승을 이끌며 민주당의 '의회 권력 40년 독점'을 깬 보수 진영의 원로 인사여서 그의 메시지가 던지는 파장은 크다. 그는 트럼프의 멘토 중 한 명으로 부친이 6·25 전쟁 참전 용사다.

깅그리치는 언론 기고에서 한국 내 보수 정당과 교회 지도자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의 최근 정치·종교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all-out assault)이 숨 막힐 지경"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조선업 협력 측면 등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앞으로 몇 주가 한미 관계의 미래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가 정치적 반대자와 종교적 자유 옹호자들을 탄압하는 데 이렇게 과격(radical)해질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깅그리치는 "최근 한국의 주요 보수 및 종교 지도자들의 자택과 사무실이 대규모로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어떤 경우엔 1천명 이상의 검경이 종교 지도자의 자택·사무실에 들이닥쳤다"고 했다. 또 내란 특검이 주한 미군과 우리 공군이 함께 사용하는 경기 평택의 오산 기지의 한국 측 구역을 압수 수색한 것도 언급하며 "미군에게 사전 통보조차 없이 합동 공군 기지의 한국 측 구역에 대한 급습을 감행할 정도로 오만했다"고 했다.

깅그리치는 "미군과 협의 없이 합동 기지를 급습한 오만함(arrogance)"이 지난달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 DC를 방문했지만 카운터 파트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겸임)을 만나지 못하고 귀국한 원인이 됐다고 얘기했다.

외교가에서는 깅그리치의 언급은 앞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 '돌발 발언'을 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회담을 약 3시간 앞두고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Purge) 또는 혁명(Revolution)이 일어나는 것 같이 보인다"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라고 자신의 SNS에 썼다.

이에 "숙청 또는 혁명"이 무엇을 지칭하는지를 두고 잠시 동안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 등을 비롯한 기업 규제 환경, 또는 내란 특검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 상황을 꼬집는 것이라는 의견들이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깅그리치는 "앞으로 몇 주 간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경찰 국가 전술'에서 법치(法治)로 회귀할지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80년에 걸쳐 그 법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미 정부 간 미래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모스 H. 탄(Morse H. Tan)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대사, 고든 창(Gordon G. Chang) 박사 등도 한국의 정치상황과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는 주장과 글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깅그리치 등 미국 조야의 잇따른 한국 관련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우연이 아닌 준비된 발언으로 보이며 현 정부가 윤석열·김건희 특검 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한미 관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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