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케이팝데몬헌터스 안무 따라하다 병원 찾는 사람들…월성마디안의원 김영균 원장 "커버댄스 안전하게 즐기세요"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태국, 필리핀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태국, 필리핀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K관광 로드쇼'를 개최하고 방한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돌풍과 한국 문화, 관광지 등에 대한 관심이 한국 여행으로 이어지도록 마련했다고 관광공사는 설명했다. 사진은 마닐라 로드쇼에서 열린 케데헌 사자보이즈 공연. 연합뉴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한류 콘텐츠의 위력을 다시금 입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 속 등장하는 K-POP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의 고난도 안무를 따라하다 부상을 입는 사례가 의료 현장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월성마디안의원의 김영균 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케이팝 커버댄스를 시도하다 다쳐 병원을 찾는 환자가 지난 2개월간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그중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안무를 연습하다 부상을 입은 사례가 실제로 적지 않다"며 "안무 자체가 상급 이상의 운동 능력을 요구하는 고강도 동작으로 구성돼 있어 일반인이 따라 하기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의 주요 부상 부위는 무릎, 발목, 허리, 어깨 등 전신에 걸쳐 있다.

최근 2개월간 해당 병원에서 치료한 케이팝 댄스 관련 부상 사례를 분석한 결과, 무릎 반월상연골 손상이 전체의 35%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발목 염좌(28%), 허리 디스크(20%), 어깨 회전근개 파열(17%)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20~30대 여성 환자 비율이 두드러지게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전에는 스포츠 손상 환자 중 남성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이 유튜브나 SNS를 보고 케이팝 커버댄스를 독학하다가 부상을 입는 사례가 잦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병원을 찾은 28세 직장인 A씨의 사례는 댄스 부상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A씨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헌트릭스 멤버들이 선보이는 격렬한 점프 동작을 따라 하다 착지 중 중심을 잃고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김 원장은 "A씨는 평소 운동 경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고난도 동작을 따라 하다가 큰 부상을 입은 경우"라며 "이런 상황은 결코 드문 사례가 아니다"고 말했다.

케이팝 댄스는 단순한 취미 활동으로 보기엔 운동 강도가 매우 높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안무는 점프, 급격한 방향 전환, 회전, 허리 비틀기 등 체력 소모가 큰 동작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김 원장은 "이러한 동작은 무릎과 발목 관절에 체중의 5~7배 이상의 하중을 실어주며, 한쪽 다리로 착지하는 경우에는 관절과 인대에 과도한 충격이 가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리를 비트는 동작은 척추에 순간적인 회전 스트레스를 가해 디스크나 근육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어깨를 반복적으로 회전시키는 동작은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릎을 꺾는 동작이나 자세가 잘못된 스쿼트 동작도 연골 손상의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안전하게 케이팝 댄스를 즐기기 위한 방법에 대해 김 원장은 '준비운동'을 강조했다. "최소 15~20분간 전신 스트레칭과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특히 무릎, 발목, 어깨 관절은 고강도 댄스에서 반복적으로 쓰이기 때문에, 가동 범위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단계별 접근 방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완성된 안무를 따라 하려 하지 말고, 동작을 세분화해서 천천히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빠른 속도로 추는 것은 어느 정도 기본기가 다진 후에도 늦지 않습니다."

실내에서 댄스를 연습하는 이들이 지켜야 할 조건도 짚었다. 김 원장은 "운동화는 쿠셔닝과 지지력이 충분한 것을 선택해야 하며, 딱딱하거나 미끄러운 바닥은 부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통증이 있을 때는 절대로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48시간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관절이 붓거나 움직이기 어려울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특히 무릎이나 발목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난다면 인대나 연골 손상일 가능성이 크며, 조기 진단을 통해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홈트레이닝 문화의 확산과 함께 부상이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김 원장은 "집에서 혼자 따라 하다 보면 자세가 잘못될 수 있고, 공간이 좁아 가구에 부딪히는 사고도 빈번하다"며 "전문가의 지도 없이 무리하게 반복 연습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재활 역시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환자 상태에 따라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시키고, 근력 강화와 균형 감각을 키우는 순서로 재활을 진행해야 한다"며 "무릎 부상 환자는 수영이나 기초 근력 운동이 도움이 되며, 허리 부상 환자는 복부 코어 근육 강화가 중요하고, 어깨 손상 환자에게는 견갑골 안정화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균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케이팝 댄스는 신체 건강 증진에도 효과가 있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은 운동"이라며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정확한 자세와 단계적 접근, 적절한 준비운동을 통해 안전하게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 전통문화와 케이팝의 감성을 접목한 뮤지컬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인공 걸그룹 '헌트릭스'가 무대 밖에서는 퇴마사로 활동하며 악령과 싸운다는 독특한 설정에 빌보드 1위 사운드트랙까지 더해지며, 한국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콘텐츠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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