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성공적인 다자외교 데뷔전을 치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감을 무기로 대미 핵 협상력을 강화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한다는 미국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시드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김정은은 외교 형세가 자신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우호적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한 번에 한 국가씩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일러 선임고문은 "중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존중' 또는 '이해'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러시아만큼 적극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중국은 열병식에서 김정은에게 상석을 제공함으로써 북한과 비핵화를 논의하지 않고도 관계를 진전시킬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관측했다.
엘런 김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국장은 "이 회동은 향후 비핵화 대화를 훨씬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김정은은 러시아, 중국 정상 옆에 서서 북한이 이들 국가와 나란히 핵보유국이라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이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다시 보낸다"고 말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김정은의 열병식 참석 목적은 시진핑과 관계를 강화하고, 푸틴과 관계를 재확인하며, 다른 반미 독재 국가들과 공조하는 것이다. 북중러 3국 정상의 회동은 트럼프가 북한과 어떤 비핵화 합의를 하든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와 인정이 필요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라스카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 조교수는 "김정은이 시진핑과 푸틴과 함께 서는 것은 북한이 고립되지 않았고 반미 블록의 구성원이라는 이미지를 투사한다. 이는 김정은에게 강력한 우방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 북한 내에서 (체제) 정당성을 강화하면서 미국, 한국, 일본에는 북한이 더 큰 (지정학적)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중국과 긴장된 관계 회복에 도움 되고, 트럼프 집권 하의 미국과 문제가 있는 여러 국가와의 관계에서 북한의 지위를 개선할 수도 있다. 또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대화 재개 여부를 고려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서울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해도 3국이 당장의 이해관계가 일치해서 협력할 뿐이지 그 관계가 지속 가능하거나 동맹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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