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5일 경북여성정책개발원에서 열린 (사)대한지방자치학회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공동 학술대회에서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토킹 범죄의 잔혹성과 피해자 보호'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스토킹은 대표적인 여성폭력 범죄로, 피해자의 85.3%가 여성이다. 주거침입과 폭행, 협박뿐 아니라 성폭력, 살인 등 강력범죄와 맞물려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에 따르면 피해자 수는 2022년 1만545명, 2023년 1만1천841명, 2024년 1만3천75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35.8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셈"이라며 피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현실도 문제라고 밝혔다. "신고가 오히려 가해자의 보복을 유발하거나 설령 신고해도 처벌이 미흡하다고 여겨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 발생은 했지만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암수범죄(hidden crime)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 수사 원칙을 강력히 주장했다. "스토킹 범죄는 가해자가 대부분 연인 등 친밀한 관계였기 때문에 지속성과 재발 가능성이 높다. 최근 4년간 스토킹 범죄 검거 인원 대비 구속률은 3%에 그쳤다. 또 지난해 영장 신청 기각률은 36.1%로 전년(27.6%)보다 높았다"며 피해자의 '피해 심각성'을 구속영장 심사 시 반드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 위반 시 처벌 규정이 미비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 즉각 사법 처리와 함께 유치장 격리 등 적극적인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토킹이나 교제폭력 가해자의 심리 문제에도 주목했다. "가해자 중에는 과대망상, 의심증, 우울증 등 비이성적 사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 맞춤형 심리치료나 치료적 개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경찰 인력 보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전국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배치된 스토킹 전담 경찰관이 턱없이 부족하다.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위해 인력을 보완해야 한다"며 112 신고 사건 중 '처벌불원'을 이유로 종결된 사건에 대해서도 전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맡은 박동균 교수는 한국치안행정학회장과 한국경찰연구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제1기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과 사무국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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