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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100일] 車부품·섬유 수출 감소…대구 산업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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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출의 절반이 美·中 의존
市, 중소기업 지원 확대·관세 피해 전담창구 가동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민생경제 회복·안정 대책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민생경제 회복·안정 대책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출범 100일을 맞은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향후 대응 전략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특히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부품 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섬유 타격 불가피

10일 대구정책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에 따르면 대구의 대중, 대미 수출금액은 지난해 기준 각각 20억9천600만달러(약 2조8천296억원), 20억7천800만달러(약 2조8천53억원)로 전체 수출액 88억7천800만달러(약 11조9천853억원)의 47%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지역 자동차 부품 산업은 미국 시장의 비중이 높아 관세 정책 변화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수입차가 약 50%를 점유하고 이 가운데 부품은 75%가 수입 부품으로 구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부품에서 약 955억달러 규모의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은 해당 분야에서 더욱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실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대구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의 결과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10%포인트(p) 인하되면 월별 자동차 수출 실적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나 관세가 없던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일본 및 유럽과의 경쟁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장기적으로도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으로 대체되어 수출 감소폭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완성차 수출 감소로 부품 수요가 줄고 비용 상승 보전을 위한 완성차 업체의 부품 단가 인하 압력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에 민감한 섬유류 산업 역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특히 대구 섬유 산업은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생산을 통한 간접 수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주요 섬유 의류 수출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로 한국의 간접 수출 감소도 우려된다.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품목 관세 영향도 걱정거리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 지역 대미 수출 상위 100개 품목 가운데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에 해당되는 품목이 상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수출 기업 대책은?

수출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대구시는 지난 4일 오후 홍성주 경제부시장 주재로 '한-미 상호관세 대응 대책회의'를 열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대구상공회의소, KOTRA 대구경북지원본부,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한국무역보험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 대구신용보증재단 등 9개 수출지원기관이 참석했다.

대구시는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 해외 마케팅 지원 사업비를 1억원 늘리고 수출기업 경영안정자금 지원 규모도 기존 450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550억원 추가하기로 했다. 대구신용보증재단 영업점에는 관세 관련 피해 전담창구도 운영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출 기업에 필요한 시급한 사안들에 대해 추가적으로 예산을 확보해서 연말까지 끊김없이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대구정책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현재 상황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많아 주도적으로 바꾸기는 어렵다"며 "결국 방어 태세를 어떻게 갖추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지원을 늘리고, 미국의 요구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라며 "획기적으로 상황을 능동적으로 전환하기보다는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대구가 가진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업 현장에 제공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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