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만 2% 부족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22살 동갑내기 내야수 이재현과 김영웅 얘기다. 경쟁이 치열한 프로야구 무대에서 일찍 주전으로 도약했지만 수비에 비해 공격력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들 한다. 그래서인지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선 투수가 상위 지명을 받는 게 보통. 야수진이 두텁지 않아도 그런 경우가 적잖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수의 이름이 일찍 불린다는 건 그만큼 지명한 구단의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이재현은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이 1차 지명한 내야수. 김영웅은 당시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둘은 빠르게 성장했다. 이재현은 프로 2년 차인 2023시즌, 김영웅은 이듬해 각각 주전 유격수와 3루수 자리를 꿰찼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공격력이 강한 팀. 하지만 수비, 특히 탄탄한 내야 수비를 강조하는 팀이기도 하다. 그런 기조는 지금도 변함 없다. 지휘봉을 잡고 있는 박진만 감독도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란 말을 듣던 명 수비수 출신. 둘의 수비는 그런 사령탑의 눈에 들었다.

이재현은 이미 리그에서 손꼽히는 유격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침착하다. 수비 모습에 여유가 있다. 어려운 타구를 쉽게 처리하는 걸 보면 박 감독의 옛 모습을 연상시킨다. 어깨도 강하다. 가끔 집중력이 떨어진 듯 실수가 나오긴 해도 믿을 만한 유격수다.
3루 자리는 '핫 코너'다. 강한 타구가 많이 날아오는 곳이어서 붙은 말. 김영웅은 좋은 반사 신경과 빠른 움직임을 갖췄다. 공을 잡는 포구 모습(글러브 핸들링)도 부드러워졌다. 내야에서 1루까지 송구하는 거리가 가장 먼 게 3루수. 김영웅도 어깨가 강하다.

문제는 방망이. 11일 경기 전까지 이재현은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 12홈런 54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만 못하다. 지난 시즌 성적은 109경기에 나서 타율 0.260 14홈런 66타점. 특히 지난 시즌 삼진이 83개인데 올해는 아직 경기가 남았음에도 106개다.
스윙이 시즌 초보다 커졌다. 박 감독도 장타 욕심을 지적했다. 그는 "홈런 타자로 갈지, (안타를 많이 치는) 컨택트 타자로 갈지 스스로 방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유격수는 체력 부담이 크다. 그래도 주전 유격수라면 타율이 0.270 정도는 돼야 한다"고 했다.

김영웅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시즌 장타력을 뽐내며 주목받았으나 올 시즌엔 타석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11일 경기 전까지 11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0 17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타율 0.252 28홈런 58타점)만 못하다.
장타율은 지난 시즌 0.485에서 0.439로 떨어졌다. 특히 삼진을 많이 당한다. 126개로 리그 2위다. 선구안, 투수와의 수싸움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높은 공, 몸쪽으로 흘러 들어오는 공 등 유인구에 속는 경우도 잦다. 중심 타선에 두면 공격의 흐름이 끊긴다.

박 감독의 속이 답답할 법도 하다. 그래도 믿음을 거두지 않는다. 박 감독은 "수비가 안정됐다. 많이 늘었다"며 "타격 사이클(흐름)은 오락가락하기 마련이다. 아직 어린 선수라 그 폭이 크고 잦다. 풀타임으로 치면 이제 2년 차다. 경험이 더 쌓이면 꾸준함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전한길에 '폴더 인사' 중진들"…국힘 초선들 '자괴감' 토로
李 대통령 지지율 70% 육박…'여론조사꽃' 조사결과
李대통령 "고신용자 부담으로 저신용자 싸게 빌려주면 안 되나"
대통령실 결단에 달린 'TK신공항 자금난'…대구시 '新 자금 계획' 예고
나경원·한동훈 "손현보 목사 구속 지나쳐, 종교 탄압 위험 수위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