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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동덕여대 래커 범벅, 잘 지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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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지난 겨울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위치한 동덕여대 벽과 바닥은 분노의 흔적으로 얼룩졌다. 지난해 11월 대학본부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공학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총학생회는 "공학 전환은 여성의 지위를 상실케 하고 여자대학의 존재 이유를 잊게 만드는 일"이라며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의견 수렴 절차가 부재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리고 며칠 뒤 본관 점거와 래커칠 시위가 시작됐다.

매일신문은 지난 9일 이곳을 다시 찾았다.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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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 흔적은 여전히 캠퍼스 곳곳에 남아 있었다. 일부 도로에는 세척의 자국이 보였지만 닦아내다 남은 글씨는 번져 얼룩이 됐다. 바닥과 기둥, 건물 벽과 조형물, 유리창과 돌까지 래커칠의 상흔이 캠퍼스 전역을 덮은 채 방치됐다.

100주년 기념관 옆 계단과 정문으로 이어지는 길, 운동장의 구령대, 단과대 건물에는 "공학 반대" "민주동덕" "총장 OUT" 같은 구호가 그대로 남은 상태였다.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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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유리창에는 "친일파 숙청" "독재 타도"라는 문구가, 조형물에는 총장직선제를 요구하는 문구가 남았다. 건물 벽면에는 "남자 꺼져" "오메가 아웃" 같은 남성 비하 표현과 함께 "교수나 충원해" "비누나 채워 줘" "히터나 틀어 줘"와 같은 표현도 뒤섞여 있었다.

"ㅗ, ㅋㅋ, *uck" 같은 거친 욕설과 조롱 사이로 공학전환을 반대하는 문구가 빼곡히 적혔다. 본관 앞 도로에는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유리창에는 "매국노" "남자는 나가" "친일파 죽어" 등 메시지가, 조형물에는 총장과 동덕여대 창립자 가문을 겨냥한 비난이 가득했다.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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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캠퍼스를 걷다 보니 캠퍼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동덕여대 학생 뿐 아니라 경비원, 택배 기사, 하자보수 작업자, 교직원, 교수까지 다양했다. 눈에 띈 이들은 학내 남성 구성원이었다.

"남자 꺼져" "오메가 아웃" 등 남성 비하 낙서는 벽과 바닥에 여전했다. 그 흔적 위로 학교에서 무심히 하루를 이어가는 남성들의 일상이 겹쳤다. 학생들이 남긴 얼룩과 남성들의 일상이 교차하는 풍경은 역설적이었다.

지난 9일 동덕여대.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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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은 점거와 래커칠 시위를 벌인 이들을 고소했다가 지난 5월 철회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사건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에 총학과 민변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총학은 지난 8월 2만58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가 제출됐다고 밝혔다.

운동장 한복판에 빼곡히 놓였던 학생들의 학교 점퍼는 지난 7월 최종적으로 수거됐다고 한다. 시위 당시 남겨진 짐은 아직도 본관에 보관돼 있고 총학 비대위 측은 9월 말까지 배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0개월이 흘렀으나 여태 지난 겨울의 흔적은 정리되지 않은 것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숙의기구를 만들어 모든 구성원과 함께 학교 발전 방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갈등 이후의 발전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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