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약육강식(弱肉強食)의 냉엄한 국제 현실에서 사면초가(四面楚歌) 신세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는 향후 5년이 심히 걱정될 정도의 행보를 하고 있다. 구한말 서구 열강과 일본, 중국, 러시아 사이에서 국모(國母) 명성황후마저 일본 자객에게 잃었던 때와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은 국제적 위상이 '떡상'(주식으로 치면 상종가 행진) 중이고, 한국은 '떡실신'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트럼프 재집권 이후 신냉전이 도래한 '투 트라이앵글'(한미일 VS 북중러) 구도에서 어디 하나 기댈 곳이 없을 정도다.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할 동맹국 미국에게마저 뒤통수(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300여 명 구금 사태)를 얻어맞고, 신뢰는커녕 양국 간 불신만 쌓여 가고 있다. 취임 3개월 만에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화기애애한 듯 보였지만, 이후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다.
양국 정상의 실무회담이라고 하지만 미국은 블레어하우스(영빈관)조차 내주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일행은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자비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공동 기자회견은 물론 구체적 합의 한 줄 없었다. 산 넘어 산이다.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 일본은 어떤가. 윤석열 정부 때는 획기적인 관계 개선이 있었다고 하지만 또다시 반일 감정이 솟구칠 흐름에 있다. 게다가 한일 우호 관계 증진을 다짐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물러나고, 일본 내 극우에 가까운 인물들이 차기 총리로 거론되고 있다. 양국 간의 경계심은 언제든 긴장 관계로 바뀔 수 있다.

북한은 어떤가. 이재명 정권 출범 후 지속적으로 러브콜(각종 대북 긴장 완화 조치)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놓고 남한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지난달 2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재명은 역사의 흐름을 바꿀 위인이 아니다"며 "그의 발언 마디마디(한마디 한마디)가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거친 발언을 쏟아 냈다.
중국은 더하다. 한마디로 속국 취급을 한다. 한미 정상회담 기간 중에 현 정부는 중국의 눈치를 보며,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대표로 한 특사단을 파견했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은 물론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도 만나지 못했다. 이는 외교적 결례다.
게다가 중국 전승절 80주년 행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인사했는데 냉담했던 사례와 박지원 의원이 뒷줄에서 "김 위원장님!"이라고 부른 것은 '굴욕의 끝판왕'이라 할 만하다. 이 대목에서 굳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방중 당시 혼밥 사례를 언급해 무엇하랴.
러시아는 또 어떤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북한과 군사적 혈맹관계가 되면서, 한국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정도다. 가정이지만, 만약 북한이 한국전쟁(6·25전쟁) 때처럼 남침을 한다면, 군대를 보내거나 대량 살상무기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에 즈음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현실은 이토록 냉혹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앞으로 닥칠 약소국의 설움은 피눈물로도 모자랄 판이다.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린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어마무시한 정권 아닌가? 1년 365일 국민(지지 세력만)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럼에도 밖에 나가면, 왕따 취급 받을 정도로 외교력은 밑바닥 신세다. 반미반일 감정을 조장하면서, 북중러에도 철저히 무시당하는 현 정권은 그야말로 '방구석 여포'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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