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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방미…3천500억달러 투자 세부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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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장관에 이어 고위급 릴레이 협상
한국,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 역제안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으로 떠났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뉴욕 방문에 이어 하루 만에 이뤄진 고위급 릴레이 협상이다.

여 본부장은 1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워싱턴D.C.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균형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만들기 위한 지난한 협상 과정"이라며 "국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연이은 고위급 인사의 출장 배경에 대해 "상황이 급박하다기보다도 정부가 전방위로 최선을 다하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농산물 추가 개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규 개방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대미 카운터파트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통상당국 관계자들과 만나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미국 측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양국은 7월 말 관세 협상을 타결하며 미국이 관세를 낮추는 대신 한국이 3천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데 합의했다. 이는 한국의 지나달 외환보유액 4천163억달러의 80%를 넘는 대규모 투자다.

하지만 현재 투자안의 구성과 운용, 이익 배분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자동차 품목 관세 인하 등 협상 내용 일부가 명문화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측은 투자금 사용처를 정하는 재량권과 투자 이익을 미국이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또한 보증 형식의 투자보다는 직접 투자 비중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1천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나머지는 반도체·의약품 등 전략 산업에 투자하고, 투자 이익은 미국 보유가 아닌 재투자 방식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천500억달러 중 직접 투자 비중은 5% 수준이 적절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직접 투자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대규모 외환 유출로 인해 환율 시장에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한국은 미국 측에 '한미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도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스와프는 비상시 자국 화폐를 상대국 중앙은행에 맡기고 미리 정한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계약으로 외환시장 안정화 수단으로 활용된다. 계약이 체결되면 한국은행이 달러를 찍어내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 대규모 투자로 달러가 미국으로 쏠려도 외환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일본과 유로존, 스위스, 영국, 캐나다 등 5곳으로 기축통화국 또는 핵심 우방국에 한정돼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기본적으로 다른 국가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데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통화스와프 추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한미 양측이 서로 조건을 변경해 가며 협상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양측 입장이 어떤지 뚜렷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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