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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성주현] 대구가 만든 사회적 자본, '원스톱 기업지원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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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현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장
성주현 대구시 원스톱기업투자센터장

"대구시가 발 빠르게 인허가 지원을 해 준 덕에 제때 공장을 지어 차질 없이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대구에 공장을 연 기업 대표는 현장에서 대구시에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이처럼 원활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문제가 생겨도 도움을 요청할 마땅한 창구를 몰라 막막함을 겪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 시간은 곧 경쟁력이자 생존이지만 자금 조달, 부지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고, 인·허가, 각종 규제 등 넘어야 할 장벽도 많다. 작은 문제라도 관계 기관을 찾아 절차를 거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그 사이 사업은 지연되며 비용은 늘어나 투자 계획은 당초 예정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계획된 일정을 차질 없이 지켜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단순한 절차와 기간 단축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신뢰를 떠받치는 토대가 된다.

민선 8기 이후 대구시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해 투자 유치 기업이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속한 인·허가 처리, 현장 애로 해결, 규제 개선을 포괄하는 종합 지원 체계다. 투자 유치와 기업 지원 전담 조직으로서는 전국 최초의 모델인 원스톱기업투자센터, 32개 인·허가 담당 기관과 400여 명으로 구성된 실무지원단, 9개 분야 26명의 투자 지원 전문가로 지원 체계를 가동하며, 대구시 기업 지원 행정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체계가 현장에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A사는 대구시의 밀착 지원으로 인허가와 전력·상수도 관련 애로 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하여 통상 수개월이 걸리던 착공을 40일 만에 시작할 수 있었다. B사는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관련 사항을 대구시가 신속히 조율해, 한 달가량 소요되던 건축물 사용승인을 15일 만에 받으면서 예정대로 준공과 납품을 하게 됐다.

규제 해소도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 혁신도시 내 기숙사 건립이 막혔던 C사의 애로를 대구시가 국토교통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한 결과, 전국 10개 혁신도시에서 단지 내 공장 기숙사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가 해소됐다. 이 밖에도 전기이륜차 공장 입지 제한, 소규모 가스설비 시공 자격 완화 등 기업과 시민 생활 현장으로부터 규제를 발굴해 해소하고 있다. 이와 같이 원스톱 기업 지원 과정과 연계한 규제 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대구시는 지방규제혁신 성과평가에서 3년 연속 우수 기관에 선정됐고, 지방규제혁신 경진대회에서 7년 연속으로 수상한 바 있다.

기업의 성장에는 판로 개척과 투자 확대 등 종합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구시는 전국 유일의 지자체 주최 종합 비즈니스 박람회인 '원스톱기업지원박람회'를 매년 개최하며, 기업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한자리에 모은 종합 플랫폼으로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D사는 박람회에서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에 선정되어 연구개발 자금과 해외 진출 기회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박람회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기업-기관-투자자가 연결되는 협력의 장으로서 기업 지원 효과를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다.

대구가 선도한 원스톱 기업 지원 시스템은 신뢰할 수 있는 절차, 합리적인 제도, 기관과 부서를 아우르는 협업, 기업과 전문가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이끌어 내며 기업활동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장치가 된다. 대구가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TK신공항 등의 대형 SOC 건설과 더불어, 무형의 인프라를 만드는 원스톱 기업 지원 시스템을 계속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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