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불' 발언에 대해 "우리가 3천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위 실장은 27일 채널A 인터뷰에서 한국이 약속한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협상 전술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그건 대한민국의 누구라도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라며 "여야를 떠나서 누구라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을 갖고 얘기하려 하고, 대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차기 한미 정상회담 시점을 관세 협상에서 중요한 분수령으로 지목하며 "하나의 (관세협상) 목표 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차기 (한미) 정상회담 계기일 것"이라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APEC 기간 북미 정상 간 깜짝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기보다는 아직은 그냥 상상의 영역에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며 "그렇게 될 개연성이나 조짐이 보이는 건 아직은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뉴욕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난 것과 관련해서는 "협상에 진전이 있었던 건 아니다"라면서도 "협상장이 아니었고 단지 우리의 입장을 좀 더 명확하고 비중 있게 전달하는 자리였기에, (앞으로의) 협상에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END 이니셔티브'(교류·Exchange, 관계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에 대해서는 "국민이 END 순서대로 하는 것이 아니냐, 비핵화가 맨 나중 아니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글자를 쓰다 보니 그런 것이지 (중요도) 순서나 우선순위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야권에서 제기하는 '비핵화 포기' 비판에는 "비핵화 포기는 절대 맞지 않는 말"이라며 "비핵화를 포기한 적도, 포기할 생각도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도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엄중한 위기 인식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이 자주 하는 말씀이 '지금 이대로 가면 매년 (북한의) 핵무기가 매년 15∼20개씩 늘어나는 것 아니냐. 이 상황을 방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ND 이니셔티브 구상에 대해서는 통일부 제안이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부의 제안인데, 대통령실에 올라온 틀을 그대로 받아 조금 수정을 가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대통령이 최근 "중요한 것은 이런 군사력, 국방력, 국력을 갖고도 외국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고 말한 것에 대해 "미국과의 동맹과 공조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우리가 재래식 전력 부분에서 해야 할 도리에 대해선 더 많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감을 갖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 자주국방의 정도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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