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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족저근막염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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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대구 수월한방병원 침산점 대표원장.
김선우 대구 수월한방병원 침산점 대표원장.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발뒤꿈치에 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거나,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통증이 심하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발바닥 근육을 감싸고 있는 족저근막이라는 힘줄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발뒤꿈치 통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전체에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있는 두껍고 강한 섬유띠로,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걷거나 뛸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반복적인 과사용, 퇴행성 변화,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나 불편한 신발 착용 등으로 인해 이 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반복되면서 염증이나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통증이 발바닥에 집중되지만, 그 원인은 발에만 국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상 검사 상 명확한 염증 소견이 보이지 않더라도, 종아리 근육의 과도한 긴장이나 발목 관절의 미세한 불균형이 족저근막의 긴장을 유발해 유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종아리 근육인 비복근과 가자미근은 아킬레스건을 통해 발뒤꿈치뼈에 연결되는데, 이 근육들이 짧아지거나 굳어지면 족저근막을 지속적으로 잡아당겨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발목 안쪽의 족근관을 지나는 경골신경이 주변 조직에 의해 압박받을 경우, 발뒤꿈치와 발바닥으로 이어지는 신경 경로를 따라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적 치료는 이러한 통증의 다각적인 원인을 동시에 다루는 통합적 접근을 시행한다. 예를 들어 침(鍼) 치료를 통해 손상된 족저근막 부위의 아시혈(통증점)을 직접 자극하여 통증을 조절하고 조직의 회복 반응을 유도한다. 특히 소염 및 재생 효과가 뛰어난 한약재를 정제한 약침(藥鍼)을 통증 부위에 직접 주입하면, 급성 염증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통증을 빠르게 감소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부항(附缸) 치료는 단축되고 긴장된 종아리 근육과 발바닥의 긴장을 해소하고 기혈 순환을 촉진시킨다. 여기에 뜸(灸) 치료를 병행하면 따뜻한 기운이 경락을 통해 깊숙이 전달되어 만성적인 통증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근막 부위에 영양 공급을 촉진하는 효과를 더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염증만 가라앉힌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발의 아치가 무너지거나 발목, 골반의 정렬이 틀어져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다면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압박이 지속되어 통증이 재발하기 쉽다. 이때 추나(推拿) 치료로 발목과 골반 등 신체 전반의 구조적 불균형을 바로잡아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과도한 긴장을 해소하고, 보행의 불균형을 개선한다. 더 나아가 힘줄 자체를 튼튼하게 만들어 재발을 방지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개인의 체질과 기능을 고려한 한약(韓藥)은 근육과 뼈를 강화하고(强筋健骨) 기혈을 보충하여 손상된 조직의 근본적인 재생을 돕는다.

일상에서의 관리 역시 중요하다. 평소 종아리와 발바닥을 충분히 스트레칭하고, 쿠션이 부족한 신발이나 하이힐 착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서 있거나 걷는 중간에는 휴식을 취해 발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발뒤꿈치 통증은 결과일 뿐, 그 원인은 복합적일 수 있다. 통증 완화, 구조 교정, 기능 강화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한의학적 접근을 통해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지기 쉬운 족저근막염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을 권한다.

김선우 대구 수월한방병원 침산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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