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배터리·반도체 업계가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희토류에 이어 리튬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에 나선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다. 일련의 조치는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 구조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명보는 지난 13일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서 다음 달 8일부터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노트북·전기자동차·전동공구·의료기기·재생 에너지 저장 등에 널리 사용되는 필수 전력 공급원으로 꼽힌다.
앞서 전략 광물인 희토류와 관련 기술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고, 양극재, 인조 흑연 음극재 관련 품목 등도 수출 통제 대상으로 명시한 데 이어 더 강력한 조치를 내놓은 셈이다.
중국의 수출 통제가 본격화하면 중국 내 생산거점을 둔 국내 기업들도 사정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소재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어 허가 절차 지연이나 물류 차질을 겪을 수 있다.
또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 될 경우 중국산 광물 의존도가 높은 대구경북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중국의 수출 통제에 따라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기계·장비 분야의 수급 차질도 우려된다. 이번에 수입 통제 품목에 추가된 인조 다이아몬드는 첨단 반도체 칩 제조와 초강력 소재 연마·레이저용 광학기기 등에 활용된다.
희토류 역시 첨단 반도체 장비를 만들 때 필요한 초정밀 레이저와 자석 등의 부품에 핵심적인 재료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은 반도체를 만들 때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네덜란드 ASML 등 기업의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ASML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로 당장 제품 출하가 몇주일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잇따른 통제 강화가 국내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어서 우려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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