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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의 대북 선물 시사, 李 실용 외교 앞에 놓인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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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우리나라를 국빈(國賓) 방문한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도 이날 예정돼 있다. 잔칫집이어야 하는데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동맹국인 우리나라엔 '500조원 선불'을 압박하며 덤터기 씌우려 하면서 북한엔 '핵 보유 인정'에 이어 '제재 완화 가능성'까지 시사해서다. 트럼프는 입국에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계속 구애를 보냈다. "그와 대화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러브콜에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곳으로 바로 갈 수도 있다"며 북한 방문 의사도 드러냈다.

반면 우리나라와의 관세 협상은 답보 상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서명할 것이란 기대는 물 건너간 듯하다. 3천500억달러 투자 관련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양측 입장 차가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미국이 원하는 방식의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일종의 핵 보유국"이라며 '일종의'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한 대목도 우리로선 골치 아프다. 이를 인정할 경우 지금까지의 비핵화 대신 핵 동결이나 핵 군축(軍縮)으로 대북 협상의 틀과 안보 전략 등 북핵 노선·정책 방향을 틀어야 한다.

29일 한미, 30일 미중 정상회담만 하고 31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엔 참석하지 않고 귀국길에 오르겠다던 트럼프였다. 그런 그가 "(한국이) 마지막 방문지라 (연장이) 매우 쉽다"며 김 위원장이 부르면 체류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그게 북한이라도 달려가겠단다. "우리에겐 제재가 있다. 그건 (대화를) 시작하기엔 꽤 큰 것"이라며 만나 주기만 하면 비핵화 협상 포기, 핵 보유국 인정, 대북 제재 완화 등 북미 대화를 위한 북한의 전제 조건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백지수표를 내놓은 것이다.

오늘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30일 한일 및 미중 정상회담, 11월 1일 한중 정상회담에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미, 중, 일, 북 관련 최대 외교 현안이 모두 이번 주 이 대통령 앞에 놓였다. 이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강조한 그 '실용·실리 외교'를 펼쳐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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