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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경주, 세계 기업과 K-컬처가 만났다…APEC CEO 서밋 현장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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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모빌리티·전통문화가 한자리에…글로벌 교류의 장으로

29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29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AP 연합뉴스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인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인 'APEC '이 열린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관람객들이 구글과 메타가 마련한 홍보관을 체험하고 있다. APEC 공동취재단 제공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부대행사인 'APEC CEO 서밋'이 열린 경주예술의전당 일대가 글로벌 기업들의 홍보 무대로 변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이 전시장과 야외 부스에 자사 기술력과 신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기업들 치열한 경쟁

29일 오전 방문한 경주 예술의전당에는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의 홍보 부스가 재계 인사와 언론인 등 관계자들을 맞았다. 본당 내부 2층에는 틱톡, SK, 삼성, LG, 롯데가, 3층에는 하이브, 현대, 구글, 메타, GS칼텍스 등이 부스를 마련했다.

롯데는 1967년 창업 후 식품, 유통, 인프라-건설, 화학, 관광 등 5대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역사를 영상을 통해 소개했다. LG는 이번 APEC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VIP 에디션 화장품'을 전시했다.

SK는 현재 개발 중으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반도체 'HBM4' 모델에 집중했다.

HD현대는 세계 최대 규모의 LPG·암모니아 운반선과 함께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모형을 전시했다.

메타(Meta)는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도구 '이매진(Imagine)'을 소개하고, 레이밴과 협업해 개발한 스마트 글라스 '레이밴 메타(Ray-Ban Meta)'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는 외부 전시 구역에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The All New NEXO)'를 전시했다.

행사장 전광판을 활용한 광고 경쟁도 뜨거웠다. 정오쯤 예정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별연설이 예정보다 약 한 시간 지연되면서 기업 홍보 영상이 장시간 상영되는 '뜻밖의 효과'를 얻었다.

지연된 한 시간 동안 삼성, LG, 하이브, KT, CJ,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의 광고 영상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연속 재생되며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행사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연설 지연이 오히려 기업들에는 절호의 홍보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

◆축제의 장

전시관 내부가 첨단 산업의 무대였다면, 야외 부스는 세계인들이 한국 문화를 즐기는 축제의 장이었다. 행사장 주변 주차장을 가득 채운 푸드트럭에는 떡볶이, 붕어빵, 호떡 등 세계를 강타한 K-푸드를 맛보려는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외국인들은 매운 떡볶이를 먹으며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도 얼굴엔 웃음꽃을 피웠다.

대만에서 온 한 기자는 "떡볶이를 먹고 가는 게 이번 출장의 목표 중 하나였는데, 달성했다. 생각보다 맵지만 즐겁다"고 말했다.

한복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한복 등을 소개하는 '오한 마당'에서는 한복을 입은 모델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세계 각국의 주류를 선보이는 '와인·전통주 페어' 부스도 인기였다.

야외공연장 중앙에 마련된 'K-웨이브 플레이그라운드'는 거대한 K-컨텐츠 종합선물세트였다. 한옥 문을 열고 입장하면 맑고 청아한 가야금 연주가 귀를 즐겁게 했다. 마당 가운데에는 첨성대, 금관 등 경주 대표 문화재들을 소개하는 미디어 탑이 우뚝 서 있다. 그 옆으로는 외국인들이 제기차기, 윷놀이 등 민속놀이에 한창이었다. '아트 마당'으로 들어가면 국악 연주와 함께 전통춤 공연이 펼쳐졌다. '한'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몸짓에 외국인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공연에 흠뻑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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