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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공연시장, 대구 울고 부산 웃었다…인프라 격차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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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연 건수 비수도권 '최다'지만 실적 부진
티켓 판매 전년보다 10% 감소…부산에 모두 밀려
부산, 드림씨어터·대형 공연 유치해 매출 대구 4배
뮤지컬 판매액, 전년 대비 423% 뛰며 역대 최대
지역 공연계 "DIMF의 도시 대구, 전용 극장 절실"

부산 뮤지컬 전용 극장
부산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 전경

부산이 드림씨어터와 부산콘서트홀을 기반으로 대형 공연을 유치하고 관객 유입의 선순환을 이끌면서, 대구와 부산의 문화 인프라 격차가 심화된 결과가 본격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2025년 3분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구는 총 376건(1천712회)으로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공연을 개최했다.

그러나 티켓 예매수와 판매액에서는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공연 티켓 예매수와 판매액은 각각 24만8천324매, 118억7천697만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보다 약 10% 감소한 판매액을 기록했다.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공연이 열리는 두 지역으로 유사한 실적을 보이던 부산과 대구는, 올해 부산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격차를 가속했다. 부산의 올해 3분기 티켓 예매수 50만818매, 판매액 510억1천439만9천원(전년 동기 대비 146% 상승)으로, 대구의 4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3분기 티켓판매액 상위 20개 공연에 뮤지컬 '알라딘', '태양의 서커스, 쿠자',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 굵직한 행사들이 이름을 올리며 관객들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2025년 3분기 공연시장 지역별 티켓예매수/판매액 현황
2025년 3분기 공연시장 지역별 티켓예매수/판매액 현황
딤프 개막식 공연 사진.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딤프 개막식 공연 사진.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장르별로 보면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건 뮤지컬 분야다. 올해 3분기 대구 뮤지컬 공연 건수는 58건으로, 티켓 예매수 5만9천786매, 판매액 11억8천673만6천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55% 급감했다. 반면 부산(56건)은 티켓 예매수 15만6천879매, 판매액 167억7천967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423% 상승했다. 뮤지컬 티켓 판매액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된 셈이다.

이 같은 실적은 1천727석의 대규모 좌석을 지닌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에서 다양한 뮤지컬이 상연된 영향이 크다.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뮤지컬 '알라딘'이 장기 흥행에 성공했고, 오는 11월에는 뮤지컬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예정돼있다.

올해 6월 개관한 부산콘서트홀 전경
올해 6월 개관한 부산콘서트홀 전경

클래식 공연은 대구는 올해 3분기 167건의 공연으로 8억2천468만4천원의 티켓판매액을 올리며 전년 대비 24%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산(149건)은 작년보다 165% 증가한 15억6천319만5천원의 티켓판매액을 기록했다. 올해 6월 개관한 부산콘서트홀이 '정명훈&라 스칼라 필하모닉 with 니콜라이 루간스키', 'HELLO 오페라 마에스트로' 등의 공연으로 관객들을 모은 결과다.

대중음악 공연 역시 대구(47건)가 92억68만3천원으로 전년을 웃도는 판매액을 보였지만, 부산(48건)은 40% 증가한 218억5천141만6천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연극(45건), 국악(13건), 무용(18건) 등은 부산과 비슷하거나 근소하게 앞서는 공연 건수를 보였지만, 티켓판매액에서는 모두 부산에 뒤처졌다. 특히 무용 공연 티켓 예매수(9천668매)는 비수도권에서 가장 높았음에도 저가·무료 공연 비중이 높아 매출은 오히려 부산, 광주, 대전에도 밀렸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전경.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대구콘서트하우스 전경.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지역 한 문화 관계자는 "대구는 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을 20년 가까이 이어온 도시임에도 전용 뮤지컬 극장이 전무하다. 게다가 문화예산 축소, 컨트롤타워 부재와 같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앞으로 이러한 격차가 더 커질 것이다"며 "시 차원의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부산뿐만 아니라 3분기 232건 공연이 열린 인천도 318억5천38만9천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서울의 스타디움급 대형 공연장 부재로 1만5천석의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대규모 공연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대형 인프라가 지역 공연시장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영종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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