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시기와 질투가 우리 인간의 본성임을 드러내주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서 아직도 기억나는 일이 하나 있는데 예전 TV에 환경미화원 한분이 출연한 적이 있다. 몸이 아파도 쉬지 않고 온갖 굳은 일을 하면서 재산을 모았고 자산이 수십억에 이르게 되었다. 이분은 고졸에 배운 것이 없어도 열심히 살면 자기처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TV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방송이 나가고 나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분이 일하고 있는 구청에 자산이 많으면 환경미화원을 하면 안되는데, 왜 남을 밥그릇을 뺏고 있냐며 어려운 사람에게 직업을 양보하라면서 해고를 요구하는 민원이 폭주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보겠다. 민원을 넣은 사람들은 정말로 어려운 사람들의 일자리가 걱정되어 귀찮음을 무릅쓰고 행동한 것일까? 질문에 대한 답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필자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 그들은 질투를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대를 불행하게 만들어 만족감을 얻으려는 행동을 한 것이다. 이 얼마나 추하고 부끄러운 짓인가. 이렇게 남의 불행, 고통, 실패를 보면서 느끼는 기쁨이나 즐거움을 독일어로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고 한다. 쇼펜하우어는 샤덴프로이데를 인간 본성의 가장 사악한 측면으로 규정하며 '인간의 마음에서 나오는 가작 지옥 같은 죄악'이라고 불렀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가 의료농단 사태 이후 복귀한 전공의, 의대생에 대해 국가고시 및 전문의 자격시험을 차질 없이 치를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특혜라는 취지의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 그들은 의대생 2천명 증원이라는 의료계를 파탄으로 몰고 갈 횡포에 마땅히 대항할 수단이 없어 1년 7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있어야 할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잃어버린 시간은 그들 개개인의 희생일 뿐만 아니라 의료정상화에 커다란 걸림돌로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부채다. 이들은 미래의 의료인, 새내기 의료인으로 누구보다 상황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어 복귀 후 지나간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밤낮 없이 노력하고 있다.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다루는 의학은 이론을 갖춘 뒤 현장에 적용하는 실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지식과 기술이 전해져야만 하는 의학의 특수성 때문에 의학교육은 반드시 연속성이 담보돼야만 한다. 1년이 넘는 공백으로 한국의료에 큰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이번 보건복지부의 결정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일전에 전공의, 의대생들이 병원, 학교로 돌아올 때도 특혜논란이 크게 일어났었다. 이번에도 먼저 복귀한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비롯한 특혜논란이 시작되었다. 보건복지부의 결정을 강하게 성토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로 먼저 복귀한 이들의 권리가 걱정되고 원리원칙이 바로 서는 사회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인가? 의학교육이 파탄으로 의료대란이 일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보았는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김창곤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율하연합가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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