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이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처음으로 여섯 점의 금관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특별전(10월 28일~12월 14일)에서 '오픈런' 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금관 6점 분산 소장된 이유
이번 특별전을 통해 한자리에 모인 6점의 신라 금관 중 금령총·황남대총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이, 금관총·천마총·교동 금관은 국립경주박물관이 각각 소장하고 있다. 서봉총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 2023년 5월부터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소장, 전시중이다.
이들 신라 금관 6점이 APEC 정상회의 및 경주국립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한자리에 모여 특별전을 열고 있다.
이들 신라 금관 6점이 모두 신라의 수도 경주에서 출토됐지만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에 분산돼 소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 학계에서는 우선 일제 강점기 때 발굴· 수습 과정과 당시 조선충독부박물관(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체계가 중앙집권적인 상황에서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 중 상당수가 온도·습도·보안시설을 갖춰 안정적인 보존·처리가 가능하고, 학술연구와 전시의 접근성을 위해 조선충독부박물관로 옮겨져 소장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해방 이후에는 국립박물관 체계가 정비되고 우리 손으로 유물들을 조사·발굴하면서 일부는 중앙(국립중앙박물관)에, 일부는 그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해당 지역 국립박물관 활성화와 지역민의 문화 향유 차원에서 해당 지역 박물관에서 소장·상설 전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1960~1970년대에 걸쳐 경주에서 출토된 교동· 천마총·황남대총 금관과 관련 유물들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소장,전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골고루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앙과 지역의 국립박물관에 분산 소장 또는 특별전 등을 통해 번갈아 가면서 전시하고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및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 기념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의 가장 큰 의의는 최초로 신라황금 문화를 대표하는 여섯 점의 금관과 여섯 점의 금허리띠를 한자리에 직접 비교하며 집중 관람할 수 있는 전시라는 점이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기존에는 각 금관이 서로 다른 기관에 분산돼 있어 상호 비교가 어려웠으나 이번 특별전을 통해 형태·양식·장식의 차이와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라금관은 모두 경주에서 소장해야"
이 신라 금관 특별전을 계기로 경주지역에서는 신라 금관을 계속 경주에서 전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장성애 마음샘교육심리연구소장은 최근 개인 SNS를 통해 "신라금관은 경주에 있어야 한다"면서 국민청원 운동에 나섰다. 장 소장은 "경주는 신라의 수도이자 금관 출토지로 '발굴지-전시장 일체형 보존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라며 "금관이 출토된 도시의 역사성과 공간적 정체성을 고려할 때 경주가 신라 금관을 영구 보존·전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구글 폼을 통한 서명 참여가 이어지면서 동참 인원이 늘고 있다.
경주시의회 이경희 행정복지위원장도 SNS를 통해 "신라 금관은 경주의 얼굴이자, 시민의 자부심"이라며 "이번 신라금관 특별전을 계기로 이들 금관을 경주에 두고 전시할 필요가 있다. 많은 시민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고 이를 위해 다양한 단체와 힘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경주지역 문화단체 등에서도 신라 금관 상설 전시를 위한 운동에 나서기로 하고 구체적인 논의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주시민들의 뜻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국내외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라 금관들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현재처럼 국립 중앙박물관과 경주박물관 등에 분산 소장하고, 전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만약에 신라 금관이 백제 금동대향로(국립부여박물관 소장)처럼 딱 한 점 밖에 없다면 출토된 경주국립박물관에 소장·전시하는 게 가장 걸맞지만 신라금관이 6점이 되니까 일부 금관들은 국내외 학술연구와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감상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분산 소장·전시하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926년 경주에서 출토된 서봉총 금관도 국립중잉박물관 소장이지만 2023년 5월부터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상설 전시하는 것도 금속 공예부분 특화 박물관이라는 특성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신라 금관처럼 비슷한 종류의 문화유산들을 한 곳에 보관, 전시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면서 "'발굴지-전시장 일체형 보존'이 원칙적으로는 맞지만 신라 금관을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6점 모두 경주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필요하면 다른 곳에서도 번갈아 가면서 전시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민 절반 이상…李대통령 공직선거법 재판 재개해야"
정성호 "대장동 사건은 성공한 수사, 성공한 재판"
현직 검사장, 검찰총장 대행에 "정권에 부역, 검찰에 오욕의 역사 만들었다…사퇴하라" 문자
한동훈 "조씨(조국), 구질구질 대타 세우고 도망가지 말고 토론 나와라"
"법무차관이 사실상 항소 포기 요구"…고개 든 정성호 사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