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과 가계대출이 동시에 불어나면서 한국경제 전반에 '부채 리스크'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정부의 10·15 부동산·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늘었고, 9월까지 관리재정수지는 102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재정·가계·기업 부문에서 돈이 한꺼번에 불어나는, 이른바 '트리플 부채 압력'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가 13일 공개한 '월간 재정동향 11월호'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누계 총수입은 480조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41조4천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총지출은 같은 기간 544조2천억원으로 51조9천억원 늘어나면서 통합재정수지는 63조5천억원 적자를 냈다. 특히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102조4천억원에 달해, 2020년 코로나 확장재정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재정 악화 흐름이 이어졌다. 중앙정부 채무는 1천259조원으로 집계됐다.
국채 발행 속도도 빨라졌다. 1~10월 국고채 발행액은 205조2천억원으로 연간 한도의 88.8%에 도달했다. 금리는 통화 긴축 장기화 전망 속에서 오름세를 보이며 10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061%까지 올라 조달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재정지출 확대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채 조달 여건마저 불안정해지면 재정운용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염명배 충남대 명예교수는 "이 추세가 지속되면 금리 상승, 국제수지 악화, 환율 불안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대출도 다시 탄력을 받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천173조7천억원으로 한 달 새 3조5천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전체(은행+제2금융권)로는 4조8천억원이 늘어 전월 증가폭(1조1천억원)의 네 배를 넘었다. 6~9월 규제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대출 수요가 규제 직전 주택거래 증가, 주식 투자 확대, 추석 연휴 기간 자금 수요 등에 다시 불붙은 것이다.
기업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10월 예금은행 기업대출은 5조9천억원 늘어 9월(5조3천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5조7천억원 불어 전체 증가분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부채 누적은 경제 전반의 완충력을 떨어뜨린다"며 향후 재정·대출·투자 흐름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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