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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장!" 與위원장이 5번 제지해도 "가만있어봐!"…김용범 격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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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도중 언쟁을 이어가자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도중 언쟁을 이어가자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딸의 전세 거주 문제를 두고 야당 의원의 질의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당 의원까지 나서 호통을 치는 상황이 벌어졌다.

18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김 실장을 상대로 정부의 주거정책을 질타하며, 그의 딸이 전세로 살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따님이 전세 살고 있는데 전세금은 누가 모은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실장은 "딸이 저축을 한 게 있고 제가 조금 빌려준 게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이어 김 실장 소유의 자택을 언급하며 "실장님은 이 정부가 말하는 일명 '갭투자'(전·월세 끼고 주택 매수)로 집을 사지 않았느냐"고 추가 질의했다. 이에 김 실장은 "갭투자가 아니다. 중도금을 모두 치렀다"고 반박했다.

이후 김 의원은 다시 딸의 전세 거주 문제로 돌아와 "따님은 전세자금을 (부모가) 도와줬든, 아니면 (자신이) 모았든 (전세금을 토대로) 자기 집을 살 수 있다"고 하자 김 실장은 "보유 아니고 전세"라고 재차 반박했다.

이에 김 의원이 다시 "집을 살 수 있는 주거 사다리로서 전세를 이야기한다"고 하자, 김 실장은 "그런 의미로 지금 있는 게 아니다", "그 주택을 소유하려는 갭투자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질의가 이어지면서 김 실장은 점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이 "따님과 청년들에게 임대주택에 살라고 하고 싶으냐"고 하자 김 실장은 "제 가족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 꼭 딸을 거명할 필요가 없다"며 항의했다.

김 의원은 "내년 정부 예산에서 청년 전세가 될 수 있는 정부 대출, 정책 대출을 거의 다 잘랐다"며 "예를 들어 전세자금에 청년들이 보탤 수 있는 디딤돌, 버팀목 대출의 경우 3조원 이상을 잘라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님을 뭐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정책 대출을 그렇게 줄여 놓으면 청년들은 월세나 임대주택에 가라는 것이냐. 왜 전세를 못 가게 막으시느냐"고 했다.

이에 김 실장은 목소리를 높 "딸을 거명해서 꼭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가 청년 대상 대출을 줄인 적 없다. 무엇을 줄였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전 정부에서 방만하게 운영된 제도를 6·27 (대책으로) 정리한 것"이라며 "의원님 어떻게 가족을 엮어서 말씀하느냐"고 반했다.

설전이 이어지자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으나 김 의원이 "엮는 게 아니라 역지사지"라고 하자, 김 실장은 "딸이 전세 살며 갭투자 한다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공직자 아버지 둬서 평생 눈치보고 사는 그런 딸에게 무슨 말씀이시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김 의원이 "갭투자는 실장님이 하신 걸 물어본 것"이라고 하자 김 실장은 "제가 갭투자 안 했다고 말씀드렸지 않나. 둘 다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왜 그러시나"라고 따졌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김 실장을 진정시키려 했고,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김 실장의 이름을 다섯 차례 이상 부르며 제지를 시도했으나, 김 실장이 "가만히 계시라. 위증으로 (고발한다는 것)도 그렇고 말이야"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회의장은 잠시 긴장감에 휩싸였다.

결국 김 위원장이 "지금 뭐하는 거냐. 여기가 정책실장이 화내는 곳이냐"고 목소리를 높여 질책하자 김 실장은 "송구하다"며 그쳤다. 우 수석 역시 "가족 문제는 서로 예민할 수 있다.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

김 의원은 회의 직후 의사진행발언에서 "김 실장 가족을 문제 삼은 질의가 아니라 청년층의 현실과 괴리된 정부의 주거정책 방향을 비판한 것이었다"며 "내년도 예산을 보면 디딤돌 등 사업 예산은 3조7천억원 줄어든 10조3천억원"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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