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초유의 글로벌 인공지능(AI) 먹통 사태, 위험 확산 대비책 시급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18일 미국 기반 웹 인프라 기업 클라우드플레어에서 6시간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해 챗GPT, 구글, 유튜브 등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AI 서비스뿐 아니라 글로벌 쇼핑·게임 플랫폼 접속이 불가능해져 '전 세계 AI가 동시에 멈춘 날'로 기록됐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웹사이트 운영 인프라 기업인데,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20%가량을 소화한다. 서로 다른 회사가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데도 이들 서비스가 동시에 멈춰 선 까닭은 클라우드플레어의 글로벌 CDN(콘텐츠전송망) 오류 때문이다. 원거리의 방대(厖大)한 데이터를 지역 이용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인터넷 핵심 기반이 마비된 것인데, 수많은 고속도로들이 공유하는 톨게이트의 기능이 멈춰 선 것으로 보면 된다.

수억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정 업체 오류로 전 세계 동시다발 먹통 발생은 사실상 처음이다. '초연결(超連結)시대'로 불리는 현대 사회의 맹점(盲點)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다. 수많은 AI와 빅테크 기업들이 특정 연결망에 의존한 탓에 언제든 재발이 가능하다. AI 이용 불편 차원을 넘어 금융·쇼핑·검색·번역 등 일상 전반에 걸쳐 심각한 마비가 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AI 기반 사회로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데 이런 장애가 재발한다면 재앙 수준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AI 인프라를 전력·통신처럼 국가 사회기반시설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I 기반 서비스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에도 인프라나 플랫폼이 미비하고, 안정성과 보안성 확보도 의문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트래픽 급증으로 인한 네트워크 장애로, 사이버 공격이나 해킹은 아니라고 했을 뿐 근본 문제는 밝히지 않았다. AI 확장성을 고려할 때 일시적 접속 장애는 대규모 마비 사태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고,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정작 두려운 것은 근본 해결책이 요원(遙遠)하다는 사실이다. 데이터 분산과 다양한 접속망 구축 등이 거론되지만 비용이나 기술 문제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초연결은 국경 없는 위험 확산과 동의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