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중소·중견기업 성장을 도모(圖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연한 주장이지만 정책적·제도적 차별과 규제 탓에 성장을 돕기는커녕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 거미줄에 걸리지 않기 위해 기업이 성장을 멈추는 '피터팬 증후군'을 해결해야 교착(膠着) 상태에 빠진 경제와 기업 성장의 물꼬를 틀 수 있다. 기업들은 덩치가 커질수록 규제는 늘고 지원은 준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한 기업이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규제가 57개에서 183개로 급증하고,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이 돼도 209개에서 최대 343개로 늘어난다. 결국 중견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의 회귀가 2020년 274개에서 2024년 574개로 2배 넘게 늘었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20일 기업 '스케일업 하이웨이'를 제안한 것은 이 같은 '역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해야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계단식 규제' 철폐(撤廢)를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脈絡)이다. 차별적 지원·세제 혜택, 기업 규모별 차별 규제, 전략적 자본 부재 등으로 신생기업은 갈수록 줄고, 고성장 기업 비중은 차츰 낮아지며, 기업 수익성은 반토막 났다. 기업이 저수익·저투자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는 뜻인데, 결국 신규 투자 감소와 고용 둔화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기업 성장 사다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8월 민관 성장 전략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어 기업 규모별 차등(差等) 규제와 지원을 재검토하기로 했지만 아직 주목할 정책은 없다. 소멸위험지역 중견기업에 5년간 연구개발 예산 330억원을 지원한다는데, 산업통상부가 기대한 고용 창출 효과는 483명이다. 중견기업인들과 잇따라 만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중견기업 역할을 추켜세우며 정책금융, 세제 지원 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다간 기업 성장판이 완전히 닫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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