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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측근, 재판서 폭로…"건진 심부름한 것처럼 말해달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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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재판에 출석한 김건희 여사. 서울중앙지법 제공
19일 재판에 출석한 김건희 여사. 서울중앙지법 제공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26일 법정에서 "김 여사가 검찰 조사 전 '건진에게 심부름해 준 걸로 하면 안 되겠니'라고 부탁했다"며 자신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 전 행정관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유 전 행정관은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샤넬 가방을 받아 김 여사에게 전달하고 이후 같은 브랜드 다른 제품으로 직접 교환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유 전 행정관은 '남부지검과 특검 조사 전 어떻게 진술할 건지 김 여사와 논의한 적이 있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네"라면서 "(검찰에서) 나오라고 해서 영부인께 '건진도 명품 이런 거랑 관련이 있느냐'고 물었고, 영부인이 '가방 2개'라면서 '제가 교환한 가방이 맞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영부인이 '혹시 가서 건진한테 심부름해서 해준 걸로 하면 안 되겠니'하고 부탁했다"며 "그때는 (김 여사가 이미 건진에게) 돌려주셨다고 했고, 돌려줬다고 하니까 제 입장에서는 큰 죄가 될까 하는 생각으로 남부지검에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유 전 행정관은 그러면서 "잘못된 진술을 한 것은 맞고 그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저도 부탁을 받고 그렇게 했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다만 "피고인과 논의한 게 '전성배로부터 받아서 피고인에게 전달한 적도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 전 행정관은 샤넬 백 교환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그는 2022년 7월 전씨에게 '카트를 가지고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김 여사 자택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서 전씨를 만나 물건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유 전 행정관은 "카트를 갖고 나갔더니 그분이 보자기에 싸인 물건과 쇼핑백을 실어줬다"면서도 당시에는 어떤 물건이 들어있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의 요청으로 샤넬 매장을 찾아 가방을 교환한 행위에 대해선 "뭐로 바꿀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매장에서) 가방이면 가방 같은 식으로 같은 품목밖에 안 된다고 그랬다"며 "가방을 이것저것 찍어서 영부인에게 직접 보냈던 것 같다. (김 여사가) 텔레그램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유 전 행정관은 그라프 목걸이에 대해서는 자신이 전달한 바도 없고, 김 여사가 직접 전씨에게 전달받는 장면을 목격한 바도 없다고 증언했다.

김 여사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 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해왔으나 지난 5일 샤넬 가방 2개를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라프 목걸이는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유 전 행정관에 대한 증인신문 전 구치소로 복귀해 증언 내용을 직접 듣지는 않았다. 김 여사 변호인은 "김 여사는 자신의 전 행정관이 편하게 진술할 수 있도록 신문 전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 됐다.

2021년 6월∼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합계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 전씨와 공모해 2022년 4∼7월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과 관련한 청탁을 받고 고가 목걸이 등 합계 8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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