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전세 사기 여파, 경기 침체 장기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임대차 거래 시장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세 자금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전세에 대한 부담과 불안감도 커지는 가운데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임차인이 늘어나는 흐름이 짙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대구 지역에서는 월세 거래 비중이 전세를 처음으로 앞지르며,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전세 중심 임대차 구조가 변곡점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금융 환경 변화와 임대차 인식 전환이 맞물리면서 월세 중심 흐림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월세가 '대세'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월세 거래량은 1만9천229건으로 전체 52.2%를 차지했다. 전세 거래는 1만7천609건(47.8%)으로 조사됐다.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앞지른 건 지난 15년간 처음으로, 임대차 시장 판도 변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세 선호 현상은 시장에 풀린 물량 변화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1년새(1월 14일 기준) 월세 물량 감소량은 41.6%로 조사됐다. 특히 달서구(53.8%), 중구(53.1%), 달성군(51.8%), 수성구(50.3%)에서 월세 물량이 절반 이상 소진됐다. 수요가 집중되는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선 이미 체감도가 상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달서구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소장은 "월세 물량이 워낙 많이 감소한 탓에 문의가 들어와도 추천할 만한 물건이 없어 손님을 돌려보내기 부지기수"라고 했다.
◆고가 월세↑
이처럼 월세가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가 주택 월세 거래량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대구 지역 임금 근로자 평균 소득수준(300~350만원)인 월세 330만원 이상 아파트 월세 거래는 지난 2020년 단 2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2건으로 6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최고 월세 아파트는 두산위브더제니스(전용면적 204.07㎡)로 1억 5천만원, 5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소장은 "의사 등 전문직들이 거주하는 경우가 주를 이루며, 기업체 대표들이 자신이 보유한 상가 수익으로 월세를 내는 등 고소득자들이 월세로 살고 있다"며 "워낙 고가 주택이다 보니 거래량이 많진 않지만 꾸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월세 시장 '가속화'
전문가들은 최근 임대차 시장 변화의 배경으로 투자 환경 변화와 금융 비용 부담 확대를 꼽는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전세자금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전세를 활용한 갭투자 수요가 감소, 월세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금융 부담도 커졌다. 이로 인해 한 번에 큰 자금이 필요한 전세보다 초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전세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전세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된 점도 월세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 환경 변화와 임대차 시장에 대한 인식 전환이 맞물리면서, 월세 중심의 임대차 구조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영민 공인중개사협회 대구시회 회장(부동산학 박사)은 "정부가 대출을 옥죄면서 과거처럼 높은 금액 전세 자금 대출을 낮은 금리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 임대차 시장이 월세 위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라며 "또 경기 침체와 맞물려 전세 비용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보다 아파트 월세로 직접 수익을 내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터진 전세 사기 등 시장 불안 요소도 월세 시장에 힘을 더한다. 송원배 빌사부 대표는 "과거에는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 당연한 인식이었다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화하면서 전세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며 "또 보증보험에 가입하더라도 범위가 최대 90%에 불과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보증금 리스크가 적은 월세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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