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최상류에서 다시 한번 '야생의 신호'가 포착됐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 앞 하천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 3마리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겨울철 빙판 위를 오가며 이동하고 먹이를 찾는 장면까지 확인되면서, 해당 구간 수환경이 일정 수준 이상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영풍 석포제련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월 9일 오전 7시 30분쯤 출근 중이던 제련소 직원이 하천 가장자리에서 수달 3마리를 발견해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짧은 순간 스쳐간 모습이 아니라, 일정 시간 머물며 이동과 사냥을 반복하는 장면이 담겼다는 점에서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달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수질과 먹이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식이 불가능한 종이다. 어류와 갑각류가 풍부한 1~2급수 하천을 주 서식지로 삼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수달을 해당 지역 수환경의 건강도를 판단하는 대표적 지표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산업시설 인접 지역에서의 반복 출현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석포제련소 인근에서 수달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비슷한 시기 출근길 직원 촬영 영상이 공개되며 관심을 모았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제련소 앞 하천에 수달이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일시적 이동이 아니라 일정 범위를 생활권으로 삼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장기간 이어진 환경 설비 투자와 관리 강화가 거론된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을 수립한 이후 매년 약 1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환경 분야에 투입해 왔다. 2025년 말 기준 누적 투자액은 5천400억원에 달하며, 추가 투자도 계획돼 있다.
대표 사례로는 2021년 약 460억원을 들여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이 꼽힌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전량 재처리해 재사용하는 구조로, 연간 약 88만㎥의 공업용수를 절감하고 낙동강 수계 오염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질 지표 역시 개선 흐름을 보여준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석포제련소 하류 '석포2' 지점에서는 2025년 11월 기준 카드뮴·비소·수은·구리 등 주요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았다. 환경 투자가 가시적인 수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제련소 외곽 약 2.5km 구간에는 차수벽과 지하수 차집시설이 설치돼 오염 지하수의 하천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공장 전반에는 3중 차단 구조가 적용돼 토양오염을 근원적으로 막는 체계도 갖췄다. 오존 분사식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원격감시시스템(TMS) 등 대기질 개선 설비 역시 단계적으로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수달 출현을 단기 성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도, 영풍 제련소 인근 최상류 하천에서의 반복 관찰은 분명한 변화의 신호라고 평가한다. 수달의 움직임은 숫자보다 먼저 환경 변화를 드러낸다. 석포 앞 하천에서 포착된 이번 장면은 낙동강 최상류 수환경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남게 됐다.


























댓글 많은 뉴스
[르포] 구미 '기획 부도' 의혹 A사 회생?…협력사들 "우리도 살려달라"
홍준표, 당내 인사들에 "정치 쓰레기" 원색 비난
"韓 소명 부족했고, 사과하면 끝날 일"…국힘 의총서 "당사자 결자해지"
죄수복 입은 '李가면'에 몽둥이 찜질…교회 '계엄전야제'에 與항의
尹, 체포방해 혐의 1심서 징역 5년…"반성 없어 엄벌"[판결 요지]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