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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뒷담] 민조당? 조민당? 청국당?…과거 흡수합당 아닌 신설합당 땐 새 이름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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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합당 추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새 이름' 주목

지난 1월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함께 한 이재명 대통령(중앙)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 이로부터 엿새 뒤 정청래 대표 입에서
지난 1월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함께 한 이재명 대통령(중앙)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 이로부터 엿새 뒤 정청래 대표 입에서 '합당' 얘기가 나왔다. 이어 사진 속 세 사람의 미소가 계속 유지되는 합당 결과가 도출될 지 눈길이 향한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2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범여권 6.3 지방선거 승리 묘책이라는 뉘앙스로 조국혁신당에 던진 '합당' 제안은 공천 지분 등을 염두에 둔 양당 간 주도권 싸움에 민주당 내부 계파 갈등 양상까지 만들었다.

그러면서 합당 후 당명이 어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을 부르고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1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 DNA(유전자)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민주당 당명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자 이튿날인 26일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조승래 사무총장의 언급은 당명 고수 의견과 함께 흡수합당론으로 해석된다"고 비판하며 "본격적인 통합 논의 시작도 전에 이러한 오해가 형성된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여당인 민주당은 '여대야소' 구도에서 국회의원 의석 수가 162석으로 국내 정당 중 가장 많다. 야당이지만 범여권으로 묶이는 조국혁신당은 12석으로 7.4% 수준이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국민이 보면 자연스럽게 큰 당이 작은 당을 흡수하는 걸로 오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계적인 5대5 지분 구성은 '쪽수'로 봤을때 압도적으로 많은 민주당 당원들이(당비 꼬박꼬박 납부한 권리당원들의 경우 특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 것으로 보이니, 그 '황금비'를 도출해야 합당 후 후유증이 최소화 될 전망이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합당 후 당명 역시 지분 구성을 반영하는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당명 문제를 두고는 우스개소리에 냉소를 좀 섞은 반응이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로 잘 알려져 있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지난 1월 26일 오후 3시 3분쯤 페이스북에 "합당한 당 이름은 민조당인가?"라고 적었다. 민주당의 첫 글자 '민'과 조국혁신당의 첫 글자 '조'를 합친 것이다. 이어 같은날 오후 7시 29분쯤 페이스북에 "당 이름에 사람 이름 넣는 거 쪽팔리는 줄 모르는 것들이 이 글에 발끈 중"이라고도 했다.

해당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면 두 정당 이름 첫 글자를 반대로 조합한 '조민당'이라는 아이디어도 나왔는데, 이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딸이자 '조국사태'와 인플루언서 활동, 화장품업체 운영 등으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조민 씨를 가리킨 언어유희인 셈이다.

'청조당' '청국당'이라는 표현도 보였다. 이는 합당 제안 당시 민주당 구성원들은 물론 청와대와도 제대로 교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정청래 당 대표의 이름 첫 글자 '청'을 '조' 또는 '국'과 엮은 것으로, 역시 풍자의 성격이 짙다.

'문조털래당'이라는 명칭도 눈길을 끈다. 조국의 '조'와 정청래의 '래'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문', 그리고 정청래 대표의 연결고리 스피커인 방송인 김어준의 별칭 '털보형'도 가미한 맥락이다.

이런 풍자 릴레이가 댓글란을 가득 채우자 한 네티즌은 "합당 사안을 작명으로 조롱하는 게 바람직한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흡수합당'은 조국혁신당이 당연히 강하게 반발할 단어다. 그런데 국내 정당사에서 흡수합당이 아닌 '신설합당'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새 이름을 지었다.

김영삼, 김대중. 연합뉴스
김영삼, 김대중. 연합뉴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최초는 1965년 민정당과 민주당이 통합한 민중당이다. 이어 민중당에서 빠져나왔던 신한당이 민중당과 1967년 다시 합치는 사례로 이어졌는데, 서로 앞글자를 따 신민당이라는 새 이름을 내세웠다. 군부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신민당은 40대 기수론이라는 구호 아래 펼쳐진 김영삼과 김대중의 대권 경쟁으로 정치권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향후 두 사람이 차례로 대통령이 된 결과도 감안하면, 당시 합당에 역사적 의미가 꽤 부여된다.

1990년 1월 22일 청와대에서 노태우 대통령(민주정의당 총재)이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왼쪽),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긴급 3자 회동 후 3당 합당을 발표하는 모습. 매일신문DB
1990년 1월 22일 청와대에서 노태우 대통령(민주정의당 총재)이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왼쪽),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긴급 3자 회동 후 3당 합당을 발표하는 모습. 매일신문DB

가장 유명한 사례는 1990년 '3당 합당'일 터다. 여당 민주정의당(노태우 대통령이 총재, 국회 127석)과 야당 통일민주당(김영삼 총재, 59석)·신민주공화당(김종필 총재, 35석)이 합쳤다. 새 이름은 민주자유당. 세 정당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민주'가 쓰였다. 이로 인해 기존 여소야대 구도가 여대야소로 반전됐다. 야당은 평화민주당(71석, 김대중 총재)정도만 남았다. 이때 민주자유당에서 현재 국민의힘까지 영남 텃밭 보수 정당 계보가 이어지고, 평화민주당에선 현재 민주당까지 호남 텃밭 민주당계 정당 계보가 이어진다.

최근 들어 흡수합당은 2019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후 총선 때 만든 비례위성정당 흡수 작업을 가리킬 때나 쓰는 표현이 됐다. 아니면 2023년 국민의힘의 시대전환 흡수 같은 큰 정당의 군소정당 흡수를 가리키거나.

그렇기에 원내 3위 의석 수 및 잠룡 조국이 이끄는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합당엔 흡수라는 단어는 붙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경우 반드시 새 이름이 작명됐던 게 대한민국 정치사다. 마침 국민의힘도 설이 되기 전 당명 개정을 공언한 바람에 양 진영의 새 이름 짓기 경쟁이 주목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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