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건설 과정에서 공급을 가로막아 온 규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한다. 소음 측정기준과 공장 인접 이격거리, 주민시설 설치 의무를 합리화해 현장의 불필요한 부담을 줄이고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9일 "10일부터 40일간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주택 공급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제도적 비효율을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안의 핵심은 소음 측정기준 완화다. 현행 제도는 공동주택 고층부(6층 이상)에 대해 실외소음 기준을 실내소음 기준으로 대체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주택단지 면적이 30만㎡ 미만인 경우로 한정해 왔다. 앞으로는 이 면적 제한을 폐지해 대규모 단지까지 실내소음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 고층부에서는 방음벽 증설에 한계가 있는 현실을 제도에 반영한 조치다.
환경영향평가 체계도 손질한다. 국토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업해 환경영향평가 안내서를 개정하고, 주택건설 사업 평가 시 주택법령상 소음기준을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공공주택사업 소음기준 특례를 담은 '공공주택특별법' 개정 논의와도 맞물린 조치다.
공동주택과 소음배출시설 간 이격거리 기준도 조정된다. 지금까지는 공장 인근에 주택을 지을 경우 공장 경계선으로부터 일률적으로 50m 이상 떨어져야 했다. 이로 인해 공장 부지가 넓어 실제 소음 피해 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도 주택 건설이 막히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소음배출시설과 충분한 거리(50m 이상)가 확보되면 공장 경계선과 공동주택 간 이격거리를 25m까지 줄일 수 있도록 개선한다.
주민편의시설 설치 기준도 완화한다. 주택단지 경계로부터 300m 이내에 공공도서관이 있는 경우에는 단지 내 작은 도서관 설치 의무를 유연하게 적용한다. 이미 인근에 공공 인프라가 충분한 상황에서 중복 설치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으로 현장 사업 지연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규제 완화가 주거환경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소음 관리와 생활환경 보호에 대한 사후 관리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준 완화만큼이나 실제 소음 저감 효과와 주민 체감도를 점검하는 제도적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불필요한 규제를 정비해 원활한 주택 공급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여건 개선을 위해 제도 보완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개정안 전문은 10일부터 국토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우편이나 온라인을 통해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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