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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이통원] 채워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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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원 경제부 기자

이통원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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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혁신도시는 조성 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완성된 도시로 불린다. 겉으로 보기에는 신도시의 외형을 갖추고 있으나, 구조적으로 여전히 '미완성 격자형'에 가깝다. 중앙 간선도로를 따라 공동주택지와 공공기관, 기업들이 배치된 단절형 구조는 도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축은 존재하지만 면이 완성되지 못하면서 연결성이 약하다는 한계점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도시 밀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권이 단절되고 생활 인프라는 군데군데 비어 있다. 이 지역 상가 공실률이 지역 내 최고 수준인 30%에 달하는 점만 봐도 이를 방증한다.

도시는 밀도와 연결성으로 작동한다. 축과 축 사이가 공백으로 남아 있으면 유동은 끊기고 소비는 분산된다. 유동 인구가 있어야 상권이 형성되고, 상권이 형성돼야 도시는 비로소 활력을 얻게 된다.

그러나 대구혁신도시는 출퇴근 시간대가 지나면 거리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공공기관과 공동주택, 상업시설 등이 들어섰지만, 도시가 스스로 순환하는 힘은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했다.

문제는 명확하다. 공간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혁신도시 구조를 완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앞두고 있다.

만약 이 기관들이 분산 배치된다면 대구혁신도시는 영원히 '어중간한 신도시'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새로운 부지를 찾아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면 또 다른 미완성 신도시를 만드는 꼴이 될 수 있다.

해법은 분명하다. 기존 혁신도시 내부의 비어 있는 블록과 축 사이 공간을 채워야 한다. 집적을 통해 밀도를 높이고, 유동을 강화하고, 상업·문화·교육 기능을 자연스럽게 확장해야 한다. 이미 조성된 주거지와 기반시설을 활용해 도시의 '면'을 완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분산이 아니라 집중, 확장이 아니라 채움이다.

특히 인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한다면 혁신도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고등학교 부재 문제 역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교육 인프라는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따른다. 지금은 부족한 수요가 문제지만, 집적 전략을 통해 상주 인구를 늘린다면 의료·문화 인프라 확충도 자연스럽게 뒤따를 수 있다. 도시가 완성되면 인프라는 결과로 따라온다.

더 나아가 혁신도시를 하나의 '완결된 생활권'으로 만드는 전략은 대구 전체 도시 구조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분산된 개발은 교통 부담을 키우고 행정·재정 효율성을 떨어뜨리지만, 집적된 개발은 인프라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한다. 선택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혁신도시는 더 이상 실험장이 아니다. 이미 1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기본 골격은 세워졌다. 이제는 골조 위에 살을 붙일 차례다. 채우지 못하면 정체되고, 정체되면 경쟁력을 잃는다. 도시 간 경쟁은 속도가 아니라 완성도로 갈린다. 전국의 다른 혁신도시와의 비교 속에서 대구가 구조적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다면, 향후 기업 유치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균형발전의 연장선이면서 동시에 도시 구조 재편의 전략적 선택이다. 대구가 또다시 '분산의 유혹'을 택할지, 아니면 '집적의 결단'을 내릴지에 따라 혁신도시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채워야 산다. 공간을 채워야 기능이 살아나고, 기능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 이번 선택이 혁신도시의 체급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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