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3일 자 뉴스에는 <민주당, 윤석열 사형 구형에 "사필귀정…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결론"; 與, 尹 사형 구형에 "사필귀정…헌정 파괴에 준엄한 심판" 등, 사필귀정이란 말이 다수 등장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은, <일 사(事), 반드시 필(必), 돌아갈 귀(歸), 바를 정(正)>으로, "모든 일은 반드시 올바른 이치로 돌아간다"라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올바른 방향으로 귀결되며, 잘못된 것은 오래가지 못하고 정의가 승리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가끔 "일(事)은 반드시(必) 돌아와서(歸) 바르게 된다(正)"라는 식으로 읽는 수가 있으나 '귀정'에 대한 옳은 해석이 아니다.
사필귀정이란 사자성어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주로 한국에서만 사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 때는 건재(健齋) 김천일(金千鎰, 1537~1593)의 『건재문집』(健齋文集)에, 이후 효산(曉山) 이수형(李壽瀅, 1837~1908)의 『효산집』에 보인다. 그러다가 18세기 후반부터 근대기에 걸쳐 신문・잡지나 관공문서 등에서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에는 '사필'이 빠진 '귀정'(歸正)이란 표현만이 『후한서』, 『진서』, 아울러 송대 조승(趙升)의 『조야유요』(朝野類要)나 명대의 『수호전』 등에 보인다.
'정(正)'은 "하나(一)밖에 없는 길"에서 "잠시 멈추어서(止) 살핀다"라는 뜻이 합해져, '성을 향해서 정복하러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정벌하다, 바로 잡으러 가다'의 '정(征)' 자와도 통하게 된다. 전쟁을 일으키는 데는 올바른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정'은 '바르다, 정당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어 - '공정'(公正), '정의'(正義)'에서 알 수 있듯이 - 공(公)이나 의(義) 자와도 결합한다.
정치의 공정성은 '올바름'에서 출발한다. 즉 대의명분을 확보해야 그 생명력을 얻는다.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묻자, 공자는 "정치[政]란 바르게 한다[正]는 것"이라 대답했다. 권력의 올바름은 통치자의 사리사욕[私]이 아닌 '사회적 올바름'(=의리)이라는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요즘같이 법적 정의가 흔들리고 파당적 이권에 골몰하는 세상에서는 '공평, 공정'이란 말을 쓰기란 좀 어색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모든 일이 반드시 올바르게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
『노자』(왕필본) 79장에는 "하늘의 도는 공평무사하여 언제나 착한 사람을 편든다"(天道無親, 常與善人)라는 말이 있다. 사필귀정이란 도리를 시사한다. 과연 그런가. 일찍이 사마천은 이 말을 의심했다. 그는 『사기』 「백이열전」에서, 올바르게 살던 많은 사람이 화를 입는 경우를 거론하며, "천도라는 것은 과연 옳은가, 그른가?"(天道, 是邪非邪)라고 물은 바 있다.
"백이·숙제와 같은 사람은 인과 덕을 쌓고 청렴 고결하게 살다가 굶어 죽었다. 공자의 뛰어난 제자 안회는 가끔 쌀 뒤주가 비어 있었고, 지게미나 쌀겨도 배불리 먹지 못하다가 요절했다.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보답하는 것이라면 도대체 어찌 된 셈인가? 도척은 날마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사람 고기를 회 쳐서 먹으며 포악한 짓을 멋대로 저지르고 수천 명의 패거리를 모아 천하를 마구 휘젓고 다녔으나 천수를 누리다가 죽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사마천의 이러한 물음은 여전히 타당하다. 과연 사필귀정이란 말은 믿을만 한가? 각자 이렇게 물으며, 어그러진 세상을 바로잡으려 노력할 때, 좋은 세상도 화답해 오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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