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받다가 "갑상선에 혹이 있다"라는 말을 들으면 환자들은 순간 마음이 무거워진다. 혹시 암은 아닐지, 당장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갑상선 결절의 대부분은 암이 아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약 20~40%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상 결절이 발견된다. 나이가 들수록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약 5~10% 정도에 불과하다. 열 명 중 세 명은 갑상선에 혹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 상당수는 평생 아무 문제 없이 지내는 양성 결절이다. 문제는 그 혹이 어떤 성격이냐는 것이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우리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조직의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 결절이 된다. 단순 물혹(낭종), 양성 선종, 염증성 변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드물게 악성 종양인 갑상선암일 수 있다. 대부분은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다만 크기가 커질 경우 목의 이물감, 삼킴 곤란, 목소리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 결절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는 초음파다. 초음파를 통해 결절의 크기, 모양, 경계, 내부 석회화 여부, 주변 조직 침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소견을 기준으로 위험도를 분류하는데 모양이 불규칙하거나, 미세석회화가 보이거나, 세로 길이가 더 긴 경우 등은 악성 가능성을 의심하게 된다. 이런 소견이 있으면서 크기가 1㎝ 이상이면 대개 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한다. 가는 바늘로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검사로,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정확도가 높은 진단 방법이다.
그렇다면 결절이 암으로 확인되면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일까? 과거에는 적극적인 수술이 권장되었지만, 최근에는 접근이 달라졌다. 특히 1㎝ 이하의 저위험 미세 갑상선암은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린 경우가 많아, 즉시 수술 대신 정기적인 초음파 추적 관찰을 선택하기도 한다. 장기간 추적 연구에서 상당수 미세암이 크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모든 암이 곧바로 수술 대상은 아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조직검사에서 명확히 암으로 진단된 경우, 결절이 빠르게 자라거나 4㎝ 이상으로 큰 경우,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기도를 압박하거나 삼킴 곤란 등 증상이 있는 경우다. 또 조직검사 결과가 반복적으로 애매하게 나와 악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때도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기도 한다.
수술 범위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암이 한쪽에 국한된 경우에는 갑상선 한쪽 엽만 절제하는 부분절제술이 가능하며, 양측 침범이나 고위험군에서는 전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불필요한 절제를 줄이고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 방침이 발전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전체 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기에 발견된 경우 5년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보고된다. 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는 평생 갑상선 호르몬 복용이 필요하며,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중요하다.
환자들은 '혹이 있는데 그냥 둬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정답은 단순하지 않다. 대부분의 결절은 위험하지 않지만, 위험한 결절을 놓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따라서 공포에 휩싸이기보다는 정확한 초음파 판독과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자신의 결절이 어떤 유형인지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 결절은 흔한 질환이지만,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작은 혹 하나가 큰 걱정이 되지 않도록, 과잉 치료도 피하고 필요한 치료는 놓치지 않는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결정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대구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손기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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