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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화석연료 속도 내지만…산업은 여전히 '석유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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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중 31.7%·신재생 10% 돌파에도 한계
전력 탈탄소와 별개…제조업은 여전히 석유 의존

정부는 중동사태로 수급 차질이 생기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 핵심 원료 나프타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26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중동사태로 수급 차질이 생기고 있는 석유화학 산업 핵심 원료 나프타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26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모습. 연합뉴스

한국이 원자력발전 비중 확대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있지만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원자력 발전 비중은 31.7%로 1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가스와 석탄을 제치고 최대 발전원으로 올라섰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도 처음으로 10% 돌파했다. 정부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신규 원전 건설을 에너지 정책의 핵심 축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중동리스크를 벗어나는 데 한계는 뚜렷하다. 대체 에너지원 확보로 발전용 LNG 수요가 줄어드는 간접 효과는 있지만, 산업 전반의 기반이 되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는 단순한 연료를 넘어 플라스틱, 합성섬유, 고무 등 제조업 전반에 활용되는 기초 원료이기 때문이다. 특히 나프타를 기반으로 한 석유화학 산업이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산업과 직결돼 있는 만큼 공급 차질은 곧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전력 부문에서의 탈화석연료 정책과 별개로, 산업 구조상 우리나라는 석유 공급 의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실제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평균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이란 사태 전 80% 수준에서 최근 50∼60%대로 떨어졌다. LG화학에 이어 롯데케미칼도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석유화학은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산업으로 파급력도 크다. 에틸렌을 비롯한 기초유분 생산이 줄어들 경우 플라스틱, 합성수지, 섬유, 고무 등 후방 산업으로 영향이 빠르게 확산할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 비닐 포장재 등은 일상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 제품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 전자, 건설 등 주력 산업도 석유화학 제품을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어 공급 차질로 인한 타격이 전 방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보이지 않는 공급망 위기: 한국 공급망의 착시와 조기경보'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공급망 위험은 더 이상 일시적 충격이 아닌 상시 위험으로 구조 전환됐다. 특히 공급선 대체가 어렵거나 특정 국가, 소수 공급자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취약하다"면서 "초기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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