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1만피'를 바라보던 코스피가 29일 장중 5, 200선까지 밀렸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동반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극도의 공포에 빠졌다.
다른 한편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극단적인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국내 증시가 사실상 '도박판'으로 변질됐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을 정책 성과로 내세우며 투자 열기를 부추긴 정부가 급락 상황에서는 아무런 대응 없이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60.42p(5.98%) 내린 5,663.24로 마감했다. 지수가 5,600선까지 하락한 건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7일(5,494.78)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최근 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과 인공지능(AI) 거품 우려였다. 그러나 같은 대외 악재에도 외부 충격보다 국내 시장 구조와 정책 실패가 변동성을 증폭시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키운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상품 출시 과정에서 위험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했고, 뒤늦게 규제에 나서면서 시장 혼란을 키웠다고 비판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그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금융위원회는 이달 16일에야 보완 방안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사후약방문'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정치권이 주가 상승을 정책 성과로 내세우며 투자 열기를 부추긴 점도 도마에 올랐다. 주가가 오를 때는 정책 효과를 강조했지만 시장이 급락하자 뒤늦게 규제책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틀에 걸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되는 등 폭락장이 나오며 개미 투자자들의 충격이 커지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19일만 해도 정청래 당시 대표는 코스피 9000 돌파를 앞세워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한국 자본시장에 새 역사를 썼다"며 정부를 띄웠던 것과 대조적이다.
오히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내 증시 변동성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변동성이 큰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역동적으로 투자하는 시장 특성과 맞물려 있다"고 언급하며 코스피 급락의 책임을 개인 투자자에게 돌리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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