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충격 속에서도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월 8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반도체 의존 심화와 전쟁발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됐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861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3월과 비교해 48.3% 증가했다.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12월(695억달러)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수입은 604억달러로 13.2% 늘었고, 무역수지는 257억4천만달러 흑자로 역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 기록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328억3천만달러로 1년 전보다 151.4% 급증했다. 월 기준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급등이 배경이다. DDR4와 DDR5, 낸드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며 수출 단가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쏠림은 한층 심화됐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8.1%로 역대 최고치다. 과거 20%대에 머물던 비중이 올해 들어 급격히 확대됐다. 2018년 '슈퍼사이클' 당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구조는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AI 호황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성장 동력이 되지만 업황이 꺾일 경우 수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도 18.4% 증가해 산업 전반의 기초 체력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선박, 2차전지, 컴퓨터 등 주요 품목 대부분이 증가세를 보였다.
총액 지표와 달리 세부 지표에는 전쟁의 그림자가 짙다. 석유제품은 가격 상승 영향으로 금액 기준 증가했지만 중동 지역 수출 통제 이후 휘발유와 경유, 등유 물량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석유화학제품도 지난달 말 기준 수출 물량이 급감했다. 특히 나프타는 수출 제한 조치로 타격이 컸다.
지역별로도 대비가 뚜렷하다. 대(對)중국과 대미국 수출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각각 64.2%, 47.1% 증가했다. 반면 중동 수출은 물류 차질로 49.1% 급감했다.
수입에서도 전쟁 영향이 도드라졌다. 유가 상승에도 원유 수입액이 5% 감소한 것.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량 확보에 차질이 발생한 결과다. 반면 반도체와 장비 수입은 증가해 설비 투자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에너지 수입은 줄었지만 비에너지 수입은 늘었다. 이는 경기 회복 기대와 투자 확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너지 단가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전환 우려에 대해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입 물량 자체가 물리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이라 당장 적자로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무역수지 흑자 규모보다 안정적인 원유 확보 자체가 더 절박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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