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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민 생명을 지키지 못하면서 '메디시티 대구'라고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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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전북 전주 119구급상황센터를 방문해 응급환자 이송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전북 전주 119구급상황센터를 방문해 응급환자 이송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 이남 최고의 역량을 자랑했던 대구의 의료가 위축되고 있다. 각종 의료 지표가 악화되면서 '메디시티 대구'란 슬로건이 무색하게 됐다. 최근 잇따른 임산부 응급 이송 지연(遲延) 문제는 지역 의료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는 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응급의료 통계는 대구 의료의 취약성을 보여 준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대구의 지난해 기준 '응급의료 수용곤란' 건수는 2만311건으로 서울(2만1천355건)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부산은 1만3천509건이었다. 최근 5년(2021~25년)간 대구의 응급의료 수용곤란 건수는 1만5천727건 늘었다. '증가율 전국 1위'란 불명예를 기록한 것이다. 응급의료 수용곤란은 병상(病牀) 부족이나 전문 의료진 부재 등으로 인해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말한다.

대구의 응급의료는 119구급대의 병원 도착 지연, 재이송 증가, 장시간 관외(管外) 이송 등에서도 부실하다. 특히 2시간 이상 걸리는 관외 이송이 늘고 있다는 점은 응급의료의 본질이 무너지는 징후다. 중증 환자의 역외 유출(流出)도 심각하다. 대구의 암 환자 20%가 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위해 수도권 병원을 이용하고 있다. 수도권 병원의 의료진과 의료기기가 우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중입자·양성자 등 첨단 암 치료 장비는 물론 항암제 임상시험(臨牀試驗)의 9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게 사실이다. 암 환자의 유출 증가는 환자의 부담 가중은 물론 지역 의료 역량의 약화로 이어진다.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는 중증 응급환자 이송·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필수의료의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인적·물적 투자의 확대와 시스템 개선이다. 필수의료 전문의와 병상 확충, 병원 간 배후(背後) 진료 협력체계가 전제되지 않으면 응급의료 개선은 요원(遙遠)하다. 암 환자의 유출을 최소화하려면 우수 의료진 유치와 첨단 장비 도입에 주력해야 한다. 시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데 어찌 의료관광, 의료산업을 얘기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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