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로 건설 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공종에서 자재 부족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전국 건설현장 긴급 점검에 나서 수급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3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회의(TF)에서 건설자재 가격·수급 동향 점검 결과와 대응 방향을 보고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도로 포장재인 아스팔트 가격이 2월 ㎏당 700원에서 이달 1천100원으로 두 달 사이 57% 폭등했다. 일부 추가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단열재(EPS 등)는 최대 40%, 접착제는 30~50% 각각 가격이 올랐다. 플라스틱 창호와 실란트는 일부 품목이 10% 가량 상승했다. 공사비 영향이 큰 철근도 약 8% 단가가 올랐다.
이달 17일 기준 전국 274개 현장을 특별 점검한 결과 공사 전체가 중단된 현장은 없었지만, 단열재·방수재·실란트·아스콘 부족으로 일부 관련 공종이 멈추는 사례는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중 공급 차질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쟁 초기 물량 선점 경쟁으로 일시적 품귀 현상이 있었다가 다소 진정됐으나, 원료 가격 인상이 납품 단가에 반영되지 않으면 업계가 적자를 감수하다 생산을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재별로 보면 아스콘은 원료인 아스팔트 생산 감축으로 공급이 전년 대비 70%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아스팔트 생산이 중동산 중질유 의존도가 높아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다. 레미콘 혼화제는 내수 원료 공급이 유지되고 있어 당장 공급 차질보다는 가격 부담이 더 큰 문제로 꼽힌다. 단열재는 원료 재고가 평시의 50% 수준에 불과해 수급 불안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분류됐다. 플라스틱 창호와 접착제는 생산이 평시의 70~8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민관수급협의체(조달청)를 통해 장마철 대비 유지보수가 시급한 도로, 입주 시기가 임박한 아파트 현장 등 민생과 직결되는 현장에 자재를 우선 공급하는 수요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또 매주 동향 점검 결과를 담은 주간 브리핑을 실시해 시장 정보를 공유하고 불안 심리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담합이나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가 접수되면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즉각 조치하기로 했다.
원료 가격 안정화를 위한 근본 대책도 추진된다. 단기적으로는 건설자재 원재료인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7종의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입 절차 간소화와 수입단가 완화 방안을 업계, 관계부처와 협의한다. 공공공사에서는 단가 미반영으로 수급 차질이 발생하는 품목에 대해 조달청을 통해 단가를 조속히 반영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건설자재 원료 대체 연구개발(R&D) 기획연구와 공사비·공급망 전문관리기관 운영 등 공급망 다변화 지원사업도 추진을 검토한다.
계약·금융 지원도 이어진다. 재정경제부의 공공계약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공공공사는 원자재 수급 불균형을 이유로 계약 기간 연장과 지체상금 미부과가 가능하다. 민간공사도 표준도급계약서상 공기 연장 사유에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유권해석으로 인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융 지원으로는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24조3천억원에서 25조6천억원으로 늘리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분양보증 수수료 30% 할인 및 건설공제조합 특별융자(조합별 3천억원, 금리 연 2~3%)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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