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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건축기행] 제주 "법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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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사 전경
법화사 전경

제주도 서귀포시 하원동 1071-1번지에 있는 법화사(法華寺)는 수정사(水精寺)와 함께 제주의 비보사찰(裨補寺刹)이다. 일설에 따르면 건립 시기에 대해 통일신라 말기까지 올라간다.

법화사의 창건에 대한 문헌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일부 학자들은 9세기 경 장보고가 해상을 지배하고 산둥반도에 법화원(法華院)을 창건했듯이 제주도에 법화사를 창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법화사에서 출토된 중창 명문(銘文) 기와를 근거로 법화사를 청해진과 마찬가지로 장보고 시대에 지어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1983년 발굴 조사 때 건물터가 발굴됐는데 규모가 정면 5칸, 측면 4칸의 건물로 기단 면적이 약 330㎡인 대단히 큰 건물로 추정됐다.이곳에서 발견된 도자기 조각과 기와 조각들로 미뤄 10~12세기 경 지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법화사의 중창은 1269년(고려 원종 10년)에 시작해 1279년(충렬왕 5년)에 마무리됐다.법화사는 탐라(옛 제주 지명)에 대한 원나라의 지배가 이뤄진 1273년(원종 14년) 이후 원에 의해 크게 중창되는 등 부각되기 시작했다.

법화사 전경
법화사 전경

◆법화사의 폐사

조선시대 들어 점차 쇠퇴하던 법화사는 언제 폐사(廢寺)됐을까. 이에 대해 '신증동국여지승람'과 '탐라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신증동국여지승람'은 중종 25년(1530) 편찬된 문헌으로 당시 이미 없어진 사찰의 경우 '今廢寺(금폐사)'라 기재하는 것이 원칙이었다.그러나 법화사의 경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법화사는 대정현의 동쪽 45리에 있는데~'라는 내용이 수록됐고 '금폐사'란 기록이 없다.

효종 4년(1653년) 제주목사 이원진에 의해 편찬된 '탐라지'에는 '법화사는 (대정)현 동쪽 45리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지금은 단지 초가암자 몇 칸남 남아있다.'는 내용이 나온다.조선시대 들어 숭유억불 정책으로 위세가 약화되다 16세기 후반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920년대 후반 안도월선사가 이곳에 포교소를 세우면서 이곳에 다시 불도(佛徒)가 미치기 시작했다. 1947년 제주4·3 당시 중산간 일대에 대한 소개령으로 포교소도 불에 타고 말았다. 한국전쟁때 인근 대정읍에 육군제1훈련소가 세워지면서 군인들의 임시 숙영지로 이용됐다. 당시 대웅전을 숙영지 본부로 사용했고 법화사 경내 논을 메꾸어 연병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법화사 구품연지
법화사 구품연지

◆주심포 양식 대웅전·구품연지 복원

법화사지는 1982년부터 발굴이 진행됐고 1987년 대웅전이 들어섰다. 발굴 과정에서 조사단은 과거 사찰에 연못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발굴한 결과 불국사 앞의 '구품연지'와 유사한 연못이 있었다고 판단했다.이에 따라 2001년 '구품연지(九品蓮池)'가 조성됐고, 2004년 연못 북쪽에 '구화루(九華樓)'가 들어섰다.

법화사는 현재 대웅전을 중심으로 서쪽에 스님들이 생활하는 '서별당', 동쪽에 종무소로 운영되는 '남순당', 남쪽에 '구화루', 사찰 입구인 동남쪽에 '백련당'(사찰 체험 관련 사무공간)으로 조성됐다.

법화사 구화루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은 주심포(柱心包) 양식으로 지어졌다.김문기 기자
법화사 구화루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은 주심포(柱心包) 양식으로 지어졌다.김문기 기자

대웅전과 '구화루'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은 주심포(柱心包) 양식으로 지어졌다. 주심포 양식은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시대까지 목조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 기법 중 하나다. 기둥 위에만 공포(栱包·처마를 받치는 부재)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간결하면서도 웅장한 특징을 지닌다. 공포는 처마의 무게를 받쳐 기둥에 전달하고 지붕 하중을 분산하는 역할을 하는 부재로 복잡한 짜임새를 이룬다. 주심포 양식은 건물의 기둥 위에만 공포를 배치하는데 비교적 간결하면서도 곡선적인 아름다움이 특징이다.

법화사 대웅전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은 주심포(柱心包) 양식으로 지어졌다.김문기 기자
법화사 대웅전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같은 주심포(柱心包) 양식으로 지어졌다.김문기 기자

법화사도 통일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기 사이 창건됐다고 보고 대웅전과 구화루를 지으면서 주심포 양식을 반영했다고 한다.대웅전은 전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 형태로 멀리서 바라봐도 규모가 크고 웅장하다.구화루 남쪽에 조성된 구품연지는 약 3000여 평 규모로 조성됐다. 서방 극락정토을 모방해 조성됐다고 한다. 국내 사찰 내 조성된 연못 중 최대 규모인 이 연지 가운데는 작은 섬이 조성됐다.

'구품연지'의 구품(九品)은 크게 상품(上品)·중품(中品)·하품(下品)으로 나뉜다. 상품은 대승불법을 깊이 수행하고 지혜가 높은 자, 중품은 계율을 지키며 선행을 쌓은 일반 불제자, 하품은 죄를 많이 지었더라도 참회하고 염불하면 극락에 왕생할 수 있다는 자비로운 가르침을 담고 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제주일보 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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