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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풍 보내라' 하려면 교권 보호 외면하는 현실 먼저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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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구 달성공원으로 봄 소풍 나온 어린이들이 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늘 아래서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29일 대구 달성공원으로 봄 소풍 나온 어린이들이 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늘 아래서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초등학교 때 추억을 꺼내며 "안전 문제면 비용을 지불해 안전 요원을 보강하든지, 선생님 수업이나 관리에 부담이 생기면 인력을 추가 채용해 데리고 가면 된다"면서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가지 않는 학교의 문제점(問題點)을 지적했다.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 버리면 안 된다"고도 했다.

마치 학교와 교사가 무책임(無責任)해서 소풍·수학여행을 가지 않고 있다는 듯이 들리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아니나 다를까, 교사노조는 "과거의 기억으로 현재를 설명하는 것은 정책 판단의 출발점 자체가 잘못 설정된 것"이라고 했고, 전교조는 "구더기(안전사고)가 교사 자리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전과자가 되게 하는 극악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총 역시 "(교사에 대한) 법적·행정적 보호 장치가 부족하고 업무 부담이 심각하다"고 반발했다.

사태의 확산에는 2022년 체험학습을 간 초등 6학년생이 주차장에서 후진하던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담임 교사를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기소하고,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사고 당사자에게나 적용할 법한 혐의를 교사에게 뒤집어씌워 무한(無限) 책임을 전가(轉嫁)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사회 분위기와 법원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학교의 소풍·수행여행은 교사들의 잠재적 범죄 행위나 다름없게 된다. 본질을 외면하고 무작정 학교와 교사들에게 범죄자(犯罪者)가 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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