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지난 5일 오후 울릉도 사동리 울릉공항 건설 현장. 중장비 70여 대가 휴일도 반납한 채 쉴 새 없이 활주로 매립 공사에 투입되고 있었다. 동해의 거친 파도를 뚫고 수심 30m 바다를 매립해 1천200m급 활주로를 만드는 거대 프로젝트는 현재 약 77%의 공정률을 기록하며 점차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웅장한 외관과 달리 현장의 속사정은 타들어 가고 있었다. 최근 몰아닥친 유가 파동으로 인해 공사 원가가 급격히 상승하며 현장 업체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들은 고유가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육상 장비 가동에만 한 달 평균 27만리터(ℓ)의 유류가 소모된다. 최근 유가상승으로 매달 1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한 달 유류비 약 6억원이 소모되는 상황에서 추가 부담이 늘어나 꼴"이라며 "향후 유류비가 더 인상된다면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해상 공정이나 해상운송업체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6일 해운조합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기준 리터당 1천471원이던 선박용 경유(MGO) 가격은 5월(1일 기준) 들어 1천923원까지 올랐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예인선과 화물선 등에 주로 사용되는 벙커A유의 폭등세다. 3월 1일 기준 961.67원이던 벙커A유 가격은 5월 1천994.57원으로 두 달 사이 2배 이상 급등했다. 선박용 경유보다 벙커A유가 더 비싸지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한 것이다.
유류비 폭등은 곧바로 공사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해상 자재 납품 업체의 경우 전체 사업비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25%에서 40% 이상으로 치솟았다.
현재 울진, 동해, 삼척 등지에서 건설 자재를 운반하는 바지선은 왕복 기준 평균 35~45시간을 운항한다. 시간당 약 250ℓ의 연료를 소모하는 예인선 1척의 1항차(왕복) 유류비는 지난 3월 약 1천100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2천200만원으로 두 배가 됐다.
단순히 공사업체만 문제가 아니었다. 울릉도 주민들의 생필품을 실어 나르는 화물선 선사들도 한계점에 다다랐다. 유류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선사들이 운항 횟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도서 지역 전체의 물류 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안 해운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 차량용 경유와 달리 선박유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나 가격 통제 영향권 밖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경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국제 시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연안 해운업계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연안 해운업계 관계자는 "울릉도를 비롯한 도서 지역은 선박이 끊기면 모든 물자가 차단되는 구조"라며 "운임 및 공사 원가 상승이 현실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수행업체들의 연쇄 도산은 물론 현재 시공 중인 현장에서도 공기 등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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