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 지방선거가 19일을 남겨둔 가운데 영남권에 빨간색 물감이 번지고 있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5개 광역단체장 중 경북도를 제외하고는 오차범위 밖 열세였던 국민의힘(이하 국힘) 후보들이 이달 중순부터 보수 세력이 뭉침과 동시에 힘을 얻고 있다. 벌써 4곳(대구·경북·울산·경남)에서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지리멸렬했던 야당은 공천된 광역단체장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전체적인 선거 구도가 바뀐 탓도 크다. '윤석열 정권의 조작 수사 및 기소 의혹 특별검사법'(이하 조작 기소 특검법)에 대한 국민 역풍이 불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스스로 죄를 지우려 한다는 사실이 국민 눈에 빤하게 읽히고 있는 형국이다. 야당도 총공세에 나서고 있으며, 언론마저 집권 여당의 속셈을 간파한 후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러자 놀랍게도 지난달 '야당 심판'에서 이달 들어 '정권 심판'으로 180도 판도가 바뀌고 있다.
◆호재 만난 국민의힘 "8~10곳 석권?"
"경북 빼고는 다 먹구름이 끼었는데, 어느새 걷히고 있습니다. 화창해질 듯~~~.".최근 국힘 관계자의 말이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당 지지율이 18%(한국갤럽 조사)로 밑바닥을 쳤다. 누구나 해보나마나 여당에 참패할 것이라 예상했다. 국힘 당원들마저 8년 전 지방선거 결과(TK를 제외 전국 파란색 도배)처럼 될 것이라는 자조섞인 얘기를 했다. 그렇게 암담했던 분위기가 5월 초순이 지나면서 급반전되고 있다. 국힘은 영남권 5곳을 싹쓸이하고,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과반(9석 이상) 석권이라는 새 목표를 설정했다.
골수 보수 지지자인 권두원(69, 교육사업 종사자) 씨마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 짐이었다. 새로 태어나야 한다. 차라리 김부겸 후보를 찍겠다"고 지인들에게 공언했다. 하지만 5월 초부터 조금씩 다시 생각이 달라져, 이번 주부터 '미워도 다시 한번'을 외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9일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최근 일주일 사이에 분위기가 달라진 걸 체감한다"며 "낙관할 상황은 아니지만 최대한 노력해 분위기를 잘 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후보 분열 문제가 말끔히 해소되는 등 공천 내홍이 일단락됨과 동시에 이른바 '조작 기소 특검법'이 국민적 반발을 사면서 대구·경북(TK)에 이어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보수 결집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장동혁 당 대표 체제가 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이재명 정부 초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현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기도 한다.
◆"대구도 뒤집혔다, 부산만 남았다"
전국 언론의 정치면과 사설 등은 영남권에서 여야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재명 정부와 집권여당의 '조작 기소 특검법' 추진이 보수층을 되레 결집시키고, 국민적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대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지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공개한 대구시장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대구 거주 성인 1,004명 대상)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46.1%,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2.6%로 나타났다. JTBC 의뢰로 메타보이스·리서치랩이 조사한 결과(대구 유권자 804명 대상)도 추경호 후보가 41%로 김부겸 후보 40%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울산과 경남에서도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제치고 앞서고 있으며, 부산마저 역전 흐름을 타고 있다. KBS울산방송·울산매일신문 의뢰해 여론조사 '공정'이 이달 초 실시한 울산시장 지지도 조사(울산 유권자 804명)에서 김두겸 국힘의힘 후보가 37.1%로 김상욱 민주당 후보 32.9%에 앞서고 결과가 나왔다.
경남도지사의 경우 이달 초 경남신문 의뢰로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경남 유권자 1,000명) 박완수 국힘 후보가 44.1%로 김경수 민주당 후보의 41.9%에 비해 근소하게 역전했다. 부산시장도 오차 범위 내 박빙 승부로 접어들었다. 이달 초 부산MBC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부산 유권자 1,013명)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46.9%, 박형준 국힘 후보는 40.7%였다.
이 결과에 탄력을 받은 박형준 후보는 "조작 기소 특검법을 계기로 바닥 민심이 임계점에 왔다"며 "부산에서의 역전도 멀지 않은 것 같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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