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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재도약의 열쇠는 자동화…이화SRC, AI 섬유기계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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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구동 권사기·합사기 개발…장력·속도 등 주요 운전 조건 디지털 제어
손종규 대표 "해외 이전만으론 한계…로봇·AI 접목한 무인가동 체계 필요"

손종규 이화SRC 대표가 자사가 개발 중인 로봇을 적용한 섬유 기계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 대표는 공정 혁신이 제조업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우태 기자
손종규 이화SRC 대표가 자사가 개발 중인 로봇을 적용한 섬유 기계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 대표는 공정 혁신이 제조업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우태 기자

섬유 산업의 쇠퇴에도 불구하고 산업용 섬유와 첨단소재 분야의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의류 중심의 전통 산업은 인건비 상승과 해외 생산기지 이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탄소섬유, 산업용 원사 등 고부가 소재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섬유 산업의 재도약은 단순 생산량 확대가 아니라 공정 기술의 고도화와 기술 전환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로보틱스와 인공지능(AI) 기술 접목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섬유기계 전문기업 이화SRC는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섬유기계 국산화를 주도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기술 적용의 가능성을 넓히는 중이다.

◆섬유기계 국산화와 혁신

1978년 설립된 이화SRC는 연사기, 와인더, 합사기 등 다양한 섬유기계를 개발 및 공급한 지역 강소기업이다.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 역량을 키워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보했다. 단순히 기계를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사의 특성과 고객사 생산환경에 맞춰 장비를 설계·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화를 위한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손종규 대표는 "기존 장비가 기계적 조작과 수동 보정에 의존했다면, 새롭게 개발한 장비는 전자식 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장력과 속도, 정지, 계측 등 주요 운전 조건을 전자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면서 "원사 상태를 고려해 장력 조정이 가능하고,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품질 균일성과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향후 무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핵심 개발 제품은 '다이렉트 제직용 스마트 크릴 시스템'이다. 해당 장비는 산업용 섬유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 중간 공정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기존 제직 공정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스마트 크릴 시스템은 간소화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 동시에 원사를 정밀하게 제어해 품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회사는 지난해 산업통상부 '기계장비산업 기술개발 사업' 과제로 선정되면서 이화SRC는 주관 기관을 맡아 이 기술과 관련한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손 대표는 "실제 생산 현장에서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산업용 섬유 제조 공정의 자동화를 앞당겨 섬유기계 분야에서도 AI 기반 공정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화SRC가 개발 중인 섬유기계. 다축 관절 로봇 팔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정우태 기자
이화SRC가 개발 중인 섬유기계. 다축 관절 로봇 팔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정우태 기자

◆아직 끝나지 않은 꿈

손 대표는 평생을 섬유기계 분야에 몸 담은 베테랑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젊은 시절 학생들을 가르치며 역량을 키웠고, 이후 기업 현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기업에 합류했다. 입사 초기에는 설계실에서 밤을 새워가며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일본, 독일 등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해외 기업을 단순히 따라하는 수준을 넘어 국산화가 필요하다고 체감했다.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섬유기계 산업도 시대에 따른 변화를 피할 수 없었다. 국내 섬유산업이 활황을 지나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섬유기계 산업도 타격을 입은 것.

손 대표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중동과 동남아 시장을 개척했고 현지에서 요구하는 수요에 맞춰 기계를 개발했다. 현재도 수차례 해외를 오가며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했다.

한국섬유기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손 대표는 섬유기계 산업의 역할을 단순한 후방산업으로 보지 않는다. 섬유산업이 고부가 소재와 산업용 섬유 중심으로 재편되기 위해서는 생산 설비의 고도화가 필수 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섬유산업이 인건비와 전기요금, 해외시장 불확실성 등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자동화와 AI 전환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면서 "과거 해외 생산기지 이전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이제는 한계가 뚜렷하다. 중국, 베트남 등에서도 제조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AI를 결합한 무인가동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모든 공정이 곧바로 자동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작업 조건이 복잡한 공정은 완전 자동화가 어렵지만 반복성과 규칙성이 높은 섬유기계 공정은 우선적으로 로봇·A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결국 섬유산업이 있어야 섬유기계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전·후방 산업이 연계해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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