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을 주도하는 초기업노동조합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집행부의 불투명한 운영과 사익 추구 의혹이 내부 균열을 키운 가운데, 최승호 위원장의 리더십 비판도 노동계 안팎으로 번지고 있다.
◆파업투표에 수당 신설 '끼워넣기'
집행부 운영 방식에 대한 조합원 내부의 불만은 지난 3월 총회에서 통과된 '직책수당 신설' 과정이 도화선이 됐다. 집행부는 조합원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함께 월 조합비의 5%를 집행부 수당으로 편성하는 규정 개정을 동시에 진행했다. 규약 개정 설명자료 말미에 수당 규정을 배치한 탓에 상당수 조합원은 조합비가 집행부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중요도가 높은 파업 투표에 별개 사안을 끼워 가결시킨 묻어가기식 꼼수"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 규정에 따라 7만여명의 조합원이 내는 월 조합비 7억원 중 약 3천500만원이 집행부 수당으로 할당된다. 최승호 위원장은 이 중 매월 약 1천만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집행부 규모를 확대하고 편성 비율을 높일 경우 조합비의 10%인 월 7천만원까지 수당이 불어나는 구조다. 집행부는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로 회사 월급을 100% 지급받으면서 조합비 수당까지 이중으로 수령하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는 "회사 월급을 다 받으면서 조합원이 낸 돈으로 수당 잔치까지 벌이느냐"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전횡이 가능한 배경에는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있다. 노동조합법상 예산 집행이나 규약 제·개정 등 중요 사항은 조합원이 선출한 대의원회의 견제를 거쳐야 하지만, 초기업노조는 설립 후 3년이 다 되도록 대의원 선거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예년 대비 1개월 이상 지연되는 회계공시, 렌트한 고급 차량의 사적 사용과 개인 숙소 임대료 처리 의혹까지 겹치면서 조합비 횡령·사적 유용 논란이 불어나고 있다.
◆결의대회 직후 '해외 출장'…최 위원장 리더십 위기
최 위원장의 개인 언행도 구설에 올랐다. 그는 지난 4월 23일 평택에서 열린 파업 결의대회에서 "총파업 시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의 손실을 회사 측에 입힐 수 있다"고 밝힌 직후, 비즈니스석으로 일주일간 태국 휴가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총파업 예정일인 5월 21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태국 체류 중인 지난달 27일에는 노조 홈페이지에 "총파업에서도 끝내 사측 편에 선다면 더 이상 동료로 보기 어렵다"는 글을 올려 파업 불참자들을 압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적 사안이 될 정도로 엄중한 상황에서 리더가 해외 휴양지에서 내부 결속을 압박하는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생존권 투쟁이 아니라 더 많은 몫을 챙기려는 투쟁임을 자인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조직 노동자의 과도한 요구가 다른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경고하자, 최 위원장은 커뮤니티에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라며 타사 노조를 겨냥했다. LG유플러스 노조의 성과급 요구는 1인당 3천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삼성 DS 부문 요구액은 1인당 약 6억원에 달한다. 공공운수노조 민주유플러스지부는 즉각 "강한 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초기업노조는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공문을 5월 7일 발송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7일 "노조의 역할은 노동시장 전체의 불평등과 격차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사회적 책임을 동반한다"며 성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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