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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행도 멈췄다"…서소문 붕괴 사고가 전국 철도망 마비시킨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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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북쪽 구간, KTX 차량기지 잇는 유일한 길목
행신역 고립으로 서울역 병목…전국 열차 연쇄 도미노

서울시가 교량 철거 작업 중 상판 붕괴 사고가 난 서소문 고가차도에 대해 40시간에 걸친 완전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주변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교량 철거 작업 중 상판 붕괴 사고가 난 서소문 고가차도에 대해 40시간에 걸친 완전 철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주변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출장 때문에 수서고속철도(SRT)를 예매하려는데 가는 편이고 돌아오는 편이고 가릴 것 없이 표가 너무 없더라고요. 사고가 난 곳이랑 떨어진 수서역으로 가는 건데도 왜 이렇게 영향을 받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31일 만난 대구 수성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56) 씨는 지난 주 서울 출장 일정을 잡다 예상치 못한 철도 대란을 체감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여파가 서울 도심을 넘어 동대구 착발(着發) KTX와 SRT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사고 현장이 서울 도심 한켠이었지만, 실제로 멈춰 선 건 전국 철도망의 핵심 동맥이었다.

26일 오후 2시 32분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 잔해가 아래 철길로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차선이 손상되며 단전이 발생했고, KTX 서울~행신 구간과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 운행이 즉시 중단됐다.

문제는 사고 지점의 위치였다. 서소문 고가차도 아래를 지나는 철길은 KTX가 서울역으로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핵심 구간이다. KTX는 경기 고양시 행신역 인근 차량기지에서 정비·대기를 마친 뒤 서울역으로 들어와 승객을 태운다. 일반열차 역시 수색 방면 차량기지를 거쳐 서울역으로 투입된다.

이 길목이 막히자 서울역으로 진입하지 못한 열차가 외곽에 묶였고, 서울역 내부에도 열차가 쌓이며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코레일은 서울역 혼잡을 줄이기 위해 일반열차와 ITX 운행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모든 ITX-새마을과 ITX-마음 열차는 서울역 대신 수원역을 출·도착역으로 임시 조정했다. 서울역 출발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동대구·부산 방향 경부선 KTX 하행 운행도 연쇄적으로 감편됐다.

수서역을 출발하는 SRT도 예외는 아니었다. SRT는 서울역을 거치지 않지만, 오송역 이남 경부고속선 구간에서는 KTX와 같은 선로를 공유한다. 서울발 KTX 운행이 대거 취소되거나 지연되자 공용 선로 열차 배차 간격이 흐트러졌고, 이 여파가 SRT까지 번졌다.

실제 운행 차질은 컸다.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나흘째인 29일 전체 열차 운행 횟수는 평소 735회에서 542회로 줄었다. 운행률은 73.7%에 그쳤다. 사고 다음 날인 27일 80.8%, 28일 82.3%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이용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겹쳤다. 고속열차 운행 감소 폭이 특히 컸다. KTX와 KTX-이음은 평소 383회 중 113회가 취소돼 270회만 운행됐다. 운행률은 70.5%였다. ITX-새마을·ITX-마음·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도 평소 352회에서 80회 줄어든 272회만 운행됐다.

이번 사고는 철도처럼 전국이 촘촘하게 연결된 핵심 인프라에서 단 한 곳만 끊겨도 얼마나 광범위한 혼란이 빚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김윤덕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리고 국토부·고용노동부·행정안전부·서울시·경찰청·소방청·코레일·국가철도공단 등 관계기관과 함께 29일까지 8차례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복구 작업도 밤샘으로 이어졌다. 27일 오전 4시 45분 복구의 최대 난관으로 꼽힌 교량 거더 16개(S9 구간) 철거를 완료했고, 28일 오후 7시 30분부터 29일 오전 4시 40분까지는 S8 구간 거더 6개 추가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국토부는 30일 첫차부터 그동안 중지됐던 서울~신촌 간 선로를 개통해 행신~서울·용산 간 KTX 운행을 재개하고, 청량리까지만 운행한 강릉·중앙선 KTX-이음도 서울역까지 운행을 정상화했다. 그리고 31일부터 모든 열차가 정상 운행한다.

김태승 코레일 사장은 "불가피한 열차 운행 감축에도 믿고 기다려주신 국민께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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