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죽는 거야?". 초등학교 3학년 민준(가명)이는 이순임(가명·79) 씨가 병원에 다녀오는 날이면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함께 살던 할아버지가 병을 앓다 세상을 떠난 뒤 민준이는 '엄마'도 사라질까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사실 순임 씨는 민준이의 할머니다. 하지만 민준이는 태어난 지 13개월 때부터 자신을 키워준 순임 씨가 엄마인 줄 알았고, 할머니라는 걸 알아차린 뒤에도 여전히 '엄마'라 부른다. 손자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 뿐인 할머니에겐 또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최근 건강검진 과정에서 대장에 큰 혹이 발견돼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수술 조차 걱정해야하는 할머니는 "여기저기 부탁해두긴 했지만 수술을 한다는 걸 알게 되면 민준이가 불안해할까 걱정이다. 몸은 늙어가고 앞으로 얼마나 살지도 모르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 "보육원 보낼 수 없다"…13개월 손자를 품에 안은 할머니
젊은 시절 순임 씨는 남편과 함께 세 자녀를 키우며 평범한 가정을 꾸렸다. 자신의 형편도 좋진 않았지만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이웃 아이들을 위해 복지관에서 급식 봉사를 수십년간 이어오며 항상 남을 돕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남편의 건강 문제가 생기며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고, 설상가상 막내 아들이 경제적 문제로 이혼하게 되면서 어린 손자는 갈 곳을 잃었다. 며느리는 큰 빚을 남긴 채 홀로 떠나 버렸고, 빚을 갚아야 했던 민준이 아빠는 13개월 된 아이를 돌볼 형편이 되지 않았다. 결국 보육원 이야기까지 나왔다.
순임 씨는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보육원에 보낸다는 말을 듣는데 가슴이 철렁했어요. 그 어린 걸 어떻게 보육원에 보내나 싶었죠." 결국 순임 씨는 손자를 직접 키우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민준이의 '엄마'가 됐다.
이후 순임 씨의 삶은 오롯이 남편 병 간호와 손자 육아를 위한 것이 됐다. 돌이 갓 지나 손이 많이 가는 손자를 밤잠 설쳐가며 돌봤고, 수년간 수술과 입원을 반복하는 남편의 간호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남편이 세상을 떠났고, 그 뒤부터 순임 씨의 몸도 하나 둘 고장나기 시작했다. 기존에도 척추측만증 수술 병력이 있었는데, 여기에 류마티스 관절염, 골다공증까지 매일 다섯 종류 이상의 약을 먹고 있다. 게다가 올 5월 건강검진에서는 발견된 대장의 큰 혹으로 인해 수술까지 하게 된 것이다.
◆ 손자에게만 고기 먹이는 할머니…"학원 보내고 싶은데"
순임 씨의 건강 문제는 경제적 부담으로도 직결된다. 두 사람이 의지할 수 있는 수입은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을 합쳐 월 81만원 정도가 전부다. 함께 살고 있지만 민준이는 법적으로 동거인으로 등록돼 있어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도 거의 없다. 한창 성장하는 아이에게 들어가는 식비와 교육비, 의복비는 늘어나는데 의료비 부담마저 생겼다. 먹을 것도 제대로 살 수 없이 빠듯한 생활이라 순임 씨가 봉사하는 복지관 급식소에서 남은 반찬을 조금씩 챙겨와 민준이와 함께 식사를 할 정도다.
민준이가 커가면서 교육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석달에 15만원 정도하는 방과후 수업도 순임 씨에게는 부담이라 복지관에서 진행되는 무료 미술 수업에만 참여시키고 있다. 민준이가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지만, 학원을 보낼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래도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하는 민준이를 위해 장난감 블럭도 사주고, 고기가 먹고 싶다는 손자에게만 고기를 사다 구워주는 등 어려워도 민준이에게 만큼은 뭐든 해주고 싶은 할머니다.
올 7월 수술을 앞둔 순임 씨의 걱정도 오로지 민준이다. 입원을 하게 되면 돌봐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 복지관과 이곳 저곳에 부탁해뒀지만, 병원에 갈 때마다 할머니가 죽는 것이 아니냐 걱정하는 민준이의 불안감이 더 커질까봐 염려된다. 혹을 떼어낸 뒤 조직 검사를 할 계획인데, 암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순임 씨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민준이 걱정에 결국 눈물을 쏟아낸 순임 씨는 "내가 죽는건 아무 상관없다. 그런데 민준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게 너무 두렵다"며 "민준이 아빠가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두 사람이 함께 살 수 있을 정도로 민준이가 성장할 때까지는 내가 돌봐줄 수 있었으면 하는게 마지막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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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겨질 아들 걱정 김수욱 씨에 2,791만원 전달
가난과 질병이 반복되는 힘겨운 삶 속에서 최근 택시 운전 중 사고로 구속 위기에 몰리면서 홀로 남겨질 사춘기 아들 걱정에 눈시울 붉히는 김수욱 씨(매일신문 5월 26일 12면)에게 2천791만5천53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한미병원(신홍관) 50만원 ▷변호사박헌경사무소 20만원 ▷동산내과(강민규) 5만원 ▷동산내과(박경아) 5만원 ▷동산내과(박준석) 5만원 ▷국선도두류수련원 3만원 ▷김유성 5만원 ▷김은성 5만원 ▷변정기 5만원 ▷이동욱 5만원 ▷김노주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김재연 2만원 ▷방태표 2만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2만원 ▷최정원 2만원 ▷박상하 1만원 ▷성영아 1만원 ▷이정현 1만원 ▷정준홍 1만원 ▷이장윤 8천원 ▷김서연 2천원 ▷'당근걸음기부' 10원 ▷'나중에더돕기' 2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증금 없이 월세 40만원을 내는 포항시 남구의 한 좁은 단칸방. 옥살이를 하는 동안 이전 살던 곳의 가재도구가 모두 처분돼 빈손으로 이사 온 탓에 방 안에는 가구 하나 없다. 차가운 장판 바닥에 홀로 앉은 엄마 이정현(가명) 씨의 모습이 출소 후 마주한 가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배형욱 기자
◆딸의 꿈 지켜주고픈 이정현 씨에 2,891만원 성금
딸아이의 꿈만큼은 꼭 지켜주겠다는 마음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하루 세 가지 아르바이트를 뛰며 힘겨운 일상을 버티는 이정현 씨(매일신문 6월 2일 12면)에게 47개 단체, 180명의 독자가 2천891만2천17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송곡문화장학재단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이김하이테크 50만원 ▷㈜태린(김권환)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새화성약국(박경옥) 20만원 ▷㈜삼이시스템 20만원 ▷하람산업(김병윤)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법무사김태원사무소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탐라기계(김진근) 10만원 ▷토탈인쇄(김창근)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가야촌유황오리(강희성) 3만원 ▷국선도두류수련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보성카써비스(김영수)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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