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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젠슨 황 방한 계기로 대구도 피지컬 AI 선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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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訪韓) 일정이 끝났다. 지난해 '깐부치킨 회동'에 이어 이번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과 예능 프로그램 녹화, 야구 경기 시구 등으로 화제를 뿌렸다. 그러나 이목은 기업인들과의 회동에 집중됐다. 방한 기간 중 사업 협력을 위해 만나고 방문한 기업만 9곳이 넘는다. SK하이닉스와는 차세대 AI 메모리 공동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현대차와는 로보틱스 협력 구체화, LG와는 AI·로봇 전 계열사 협업을 논의했다. 두산도 8일 피지컬 AI·로보틱스·AI 팩토리 분야 전방위 협력 내용을 밝혔다.

문제는 이 모든 게 철저히 수도권 중심이라는 점이다. 황 CEO의 동선도 수도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피지컬 AI는 로봇과 제조 설비 등 물리적 시스템에 AI를 결합하는 기술로, 제조·물류·조선·철강 등 산업 현장이 주무대다. 이는 대구·경북의 산업 구조와 맞닿아 있다. 그런데 여기에 지역은 없다. 수도권이 AI 생태계를 선점하는 동안 지역은 구경꾼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단순한 경제력 격차를 넘어 미래 생태계 자체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디지털 신(新)소외 지대'가 될 수 있다.

대구에 자산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이미 국내 최초로 AI 로봇 글로벌 혁신 특구로 지정됐다. 산업통상부 산하 한국로봇산업진흥원도 있다.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에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가 내년 시범 운영을 목표로 구축 중이다. 로봇 실증 인프라는 피지컬 AI 스타트업에는 연구소만큼 절실한 자산이다. 대구는 이미 충분한 패(牌)를 쥐고 있다.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대구를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대기업의 피지컬 AI 실증 거점(據點)으로, 매력적인 '테스트베드'로 브랜딩해야 한다. 지역의 기계·부품 제조 기업이 'AI 팩토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실질적 지원책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피지컬 AI는 대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뒤처지면 따라잡기 어렵다. 그러나 선점하면 산업 지형은 물론 대구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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