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만들기>
큰딸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하고 매일 아침 같이 등굣길에 올랐다. 네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에 초록불이 오면 큰딸을 건너보내고 난 출근길을 재촉했다.
그날따라 큰딸은 횡단보도 앞에서 학교를 안 가겠다고 떼를 부렸고 우는 아이를 궁둥이를 때려가며 횡단보도를 건네고 출근했다.
오전 내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오후 반차를 쓰고 큰딸이 가 있는 피아노학원으로 달려갔다. 막 점심을 먹고 돌아서던 아이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엄마, 왜 왔어?" 아침에 울며불며 떼 부리던 일은 잊힌 지 오래였다.
귓속말로 이야기했다. "오늘 엄마랑 둘만의 비밀 만들기를 할 거야. 아빠와 동생에게는 비밀이야."
그날 둘이서 남극 탐험에 나섰던 사람들이 두고 떠난 썰매 견 8마리 이야기를 다룬 영화 '에이트 빌로우'(2006)를 보고 '아웃백'에서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고 '부시맨' 빵을 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으로 왔다. 오랫동안 그 비밀은 둘만의 기쁨이었다.
둘째 딸이 1학년이 되었을 때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비밀 만들기2를 감행했다. 그날도 물론 귓속말을 했다. "언니랑 아빠에겐 비밀이야"
하지만 집에 도착하는 순간 그 비밀은 동네방네 떠벌려졌다.
"아빠~~ 언니야, 나 오늘 엄마랑 영화 보고 맛있는 거 먹었다."
아이의 성향에 따라 비밀 만들기를 해야 했다.
비밀 만들기2는 실패였다.
※편집자주=엄마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엄마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살림과 육아,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보내주시면 지면을 통해 함께 지혜를 나누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자 합니다.
보내실 곳 kong@imaeil.com 200자 원고지 3~4매, 관련 사진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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