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엄마들의 수다] <비밀 만들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비밀 만들기〉 영화 「에이트빌로우」
〈비밀 만들기〉 영화 「에이트빌로우」

<비밀 만들기>

큰딸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하고 매일 아침 같이 등굣길에 올랐다. 네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에 초록불이 오면 큰딸을 건너보내고 난 출근길을 재촉했다.

그날따라 큰딸은 횡단보도 앞에서 학교를 안 가겠다고 떼를 부렸고 우는 아이를 궁둥이를 때려가며 횡단보도를 건네고 출근했다.

오전 내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오후 반차를 쓰고 큰딸이 가 있는 피아노학원으로 달려갔다. 막 점심을 먹고 돌아서던 아이는 방긋 웃으며 말했다.

"엄마, 왜 왔어?" 아침에 울며불며 떼 부리던 일은 잊힌 지 오래였다.

귓속말로 이야기했다. "오늘 엄마랑 둘만의 비밀 만들기를 할 거야. 아빠와 동생에게는 비밀이야."

그날 둘이서 남극 탐험에 나섰던 사람들이 두고 떠난 썰매 견 8마리 이야기를 다룬 영화 '에이트 빌로우'(2006)를 보고 '아웃백'에서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고 '부시맨' 빵을 들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으로 왔다. 오랫동안 그 비밀은 둘만의 기쁨이었다.

둘째 딸이 1학년이 되었을 때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비밀 만들기2를 감행했다. 그날도 물론 귓속말을 했다. "언니랑 아빠에겐 비밀이야"

하지만 집에 도착하는 순간 그 비밀은 동네방네 떠벌려졌다.

"아빠~~ 언니야, 나 오늘 엄마랑 영화 보고 맛있는 거 먹었다."

아이의 성향에 따라 비밀 만들기를 해야 했다.

비밀 만들기2는 실패였다.

※편집자주=엄마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엄마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살림과 육아,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보내주시면 지면을 통해 함께 지혜를 나누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자 합니다.

보내실 곳 kong@imaeil.com 200자 원고지 3~4매, 관련 사진 1장.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더불어민주당의 대표 선출을 위한 순회경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8일 제주와 인천에서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와 송영길 후보를 각각 47.75%의 ...
외신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중국 충칭의 반도체 패키징 공장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여러 옵션을 자문사들과 논의 중이...
전남 광주 여수 해상에서 8일 유람용 모터보트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탑승객 5명 중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고 원인에...
일본에서 30대 여성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량 주문 후 반복적으로 취소하여 약 400억 원의 피해를 초래한 혐의로 체포됐다. 요시다 마유(3..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