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가 맵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와 퀴라소가 처음으로 참가해 눈길을 끈다. 특히 카보베르데는 강호 스페인과 비겨 더욱 주목받고 있다.
카보베르데는 인구가 약 52만명인 섬나라. 인구는 대구 달서구와 비슷한 정도다.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자리잡고 있다. 섬 15개로 이뤄진 군도 국가. 1986년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국이 된 이후 이번이 첫 본선 진출이다.
퀴라소는 카리브해의의 작은 섬나라. 인구가 15만명에 불과하다.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인데 독자적인 자치권을 행사 중이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지내 우리에게도 친숙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퀴라소 역시 이번이 역사적인 첫 본선 진출.
카보베르데가 대회 초반 이변을 일으켰다.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기적 같은 무승부를 일궈냈다. 16일(한국 시간) 미국 애틀랜다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1차전에 출전해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과 0대0으로 비겼다. 스페인은 맹공을 퍼붓고도 상대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이날 기적을 이끈 주역은 40살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 눈부신 선방을 잇따라 펼치며 조국에 역대 월드컵 첫 승점을 선물했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스페인은 무려 27차례 슛을 날렸다. 하지만 끝내 보지냐가 지키는 카보베르데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보지냐는 세계 무대에선 무명이나 다름없다. 포르투갈 프로축구 2부리그(샤베스) 소속. 국가대표로 A매치(성인 대표팀 경기)에 88번 나섰으나 월드컵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카보베르데 '최후의 방패'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동료들도 육탄 방어로 그를 도왔다.
경기 뒤 뜨거운 눈물을 흘린 보지냐는 "우린 이 자리까지 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며 "어머니가 비자와 비용 문제로 여기 오실 수 없었다. 그 대신 고향 어머니 집에서 잔치가 열릴 것이다. 이 영광을 카보베르데의 모든 국민에게 바친다"고 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에서 다윗이 무너지지 않았다. 카보베르데의 부비스타 감독은 선수들의 투혼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전 세계에 우리의 탄탄한 조직력과 굴하지 않는 용기를 보여줬다. 오래 함께한 베테랑 골키퍼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다만 퀴라소의 경기 결과는 아쉬웠다. 퀴라소는 15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경기에 나섰으나 독일에 1대7로 대패했다.그래도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본선 진출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했다.
퀴라소는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전반 21분 리바노 코메넨시아가 동점골을 터뜨려 세계를 놀라게 했다. 퀴라소의 월드컵 역사상 첫 골. 경기 후 독일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퀴라소는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 매우 용감하게 경기했다"고 칭찬했다.
세계 최대 축구 축제에 당당히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게다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퀴라소도 첫 경기를 치렀을 뿐. 그래서 카보베르데 사령탑 부비스타 감독의 말은 더 울림이 있다. 그는"역경을 극복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우리처럼 약체로 불리는 팀들의 노력에 더 많은 찬사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공은 둥글다. 기적은 일어난다(자주 그렇진 않지만). 78세인 노장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린 여전히 아름다운 월드컵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두 경기가 남아 있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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